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내달 3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뇌물수수 혐의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됐다. 이 부회장이 응한다면 지난해 2월 15일 청와대에서 이뤄진 3번째 비공개 독대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공개 법정에서 대면하게 된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에서 검찰 측 의견을 수용해 내달 3일 오후 이 부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달 26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등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전직 최고경영자들을 부르기로 했다.
재판부가 이같이 증인 신문 일정을 조정한 것은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관계자들이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내보였기 때문이다. 전날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도 자신의 증언으로 인해 위증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는 등의 우려를 들어 증언을 거부했다.
검찰은 “어차피 증인 신문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 부회장을 불러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이유 등을 확인하는 게 좋겠다”고 재판부에 건의했다. 삼성 관계자들이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만큼 실질적인 증인 신문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도 “검사들의 의견을 믿고 반대 신문을 준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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