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를 선호해온 것으로 알려진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이 유럽(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이탈을 확인했다. 다만 해먼드 장관은 영국이 EU를 떠나더라도
일정 기간 기존 EU 관세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먼드 장관은 20일(현지시간) 런던에서 브렉시트 계획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EU 관세동맹 밖에는 있지만 새로운 영-EU 관세협정이 적용되기 이전까진 현행 관세동맹 규정들이 계속 적용되는, ‘과도기간’(implementation period)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소프트 브렉시트란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더라도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테리사 메이 총리 역시 지난 3월 말 EU 측에 전달한 탈퇴 통보서한에서 ‘과도기간’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오는 2019년 3월까지 진행되는 브렉시트 협상을 통해 새로운 영-EU 자유무역협정(FTA)과 관세협정이 서명되더라도 갑작스러운 규정 변경에 따른 혼란을 피하고자 분야별로 일정 기간 EU 회원국으로서의 기존 법규체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EU 측은 사실상 관세동맹에 남아 있는 ‘과도기간’에는 영국이 비(非) EU 국가에 대해 독자적인 관세체계를 갖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한편 해먼드 장관은 EU 기본 원칙인 ‘사람 이동의 자유’와 관련된 EU 시민 이민 억제와 관련해선 “이민 관리를 추구할 것이다. 이민의 문을 닫는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민이 교역의 혜택을 이해하고 있는 것만큼이나 영국 기업이 능력 있는 해외 인재를 고용하고 직원들을 해외사업장들에 배치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는 걸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