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충돌,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유럽의 중세 이전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십자군전쟁을 기점으로 두 종교가 충돌한 계기가 되었다고 하지만, 실상은 이슬람교의 유럽 침략이 십자군전쟁을 불러온 것이지요. 요즈음 유럽에서 벌어지는 테러나 폭동 등의 사건으로 미루어 볼 때, 양측의 갈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지난 20일 늦은 7시 도봉도서관 시청각실에는 80여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빼곡히 메웠다. 안인희(사진) 박사의 고인돌 강좌 ‘요동치는 유럽, 요동치는 세계-나폴레옹, 비스마르크, 히틀러’ 첫 시간을 듣기 위해서다.
국내의 독일어권 대표 번역자이자 ‘북유럽 신화(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등의 저자이기도 한 안 박사는 5주간 유럽 근현대사의 대강을 훑어나갈 예정이다. 본격적인 주제에 들어가기에 앞서 안 박사는 중세에서 근세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알아야 할 역사적 사건을 짚어나갔다. 대항해시대의 문을 연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그리고 식민지에서 부를 거머쥔 신흥부자세력의 등장에 의한 정치적인 변혁 그리고 종교혁명에 의한 종교세력의 쇠퇴 등 중세에서 근대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을 나열하며 역사의 맥을 짚어나갔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생애 주기별 인문 아카데미로 올해로 5회째다.
이번 강의는 30년 전쟁(1618~1648) 이후 유럽의 근현대사를 주제로 강의를 펼쳐나갈 예정이다. 안 박사는 “종교개혁으로 인해 국가가 강력한 권력주체가 되면서 유럽의 국가들은 지속적으로 힘의 경쟁을 펼치게 되고 식민지 지배를 통해 유럽 세계의 정세가 곧 세계 정세가 되었다”면서 “1차,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맥을 짚어가면서 유럽역사의 흐름이 오늘날 세계 상황과 직결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아울러 요동치는 세계 속에서 우리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스스로 돌아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의에는 청소년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참가해 강의에 몰입했다.
안 박사는 강의를 들으며 더 깊이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책 세권을 추천했다. ‘세계사적 성찰(야코프 부르크하르트 지음, 신서원 펴냄)’, ‘비스마르크에서 히틀러까지(제바스치안 하프너 지음, 돌베개 펴냄)’, ‘히틀러에게 붙이는 주석(제바스치안 하프너 지음, 돌베개 펴냄)’ 등이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산하 21개 도서관과 3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다양한 주제를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풀어내는 강좌를 오는 12월까지 개설해 나갈 예정이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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