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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룡남' 신화 남기고...司試 역사 속으로

마지막 시험 24일까지 실시

돈·백없이 출세 희망 줬지만

'사시 낭인' 양산 비판도

"계층간 사다리 끊어졌다"

폐지 둘러싼 논란은 여전

2017년도 제59회 사법시험 제2차시험이 치러진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관에 마련된 시험장에 응시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제59회 사법시험 제2차시험이 열린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관. 사시 응시자들이 바쁘게 계단을 올라갔다. 마지막 사시의 응시자들이다. 법무부는 응시자격이 있는 200명 가운데 이날 186명이 응시했다고 밝혔다. 시험은 이날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올해는 1차 시험 없이 지난해 시험 결과로 올해 1차 시험이 면제된 응시생만을 대상으로 2차 시험만 치렀다. 올해 최종 선발되는 50여명은 ‘마지막 사시생’으로 남을 예정이다.

‘개천에서 용 난다’의 상징이었던 법무부 사법시험이 올해를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사시 시대가 저물고 로스쿨 시대가 본격적으로 문을 열면서 성공 신화를 꿈꾸던 고시촌 학생들도 희비가 갈리게 됐다. 사시를 준비하다 로스쿨로 전향한 김모(30)씨는 “제도에 맞춰 따라갈 수밖에 없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사시는 지난 1947년 조선변호사시험이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이후 1963년 사법시험령 제정으로 현재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1995년부터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선발 인원을 크게 늘렸고 2001년부터는 합격자 1,000명 배출 시대를 열었다. 이렇게 지난 55년간 사시를 통해 배출된 법조인이 2만명 이상이다.

사시는 성공 신화의 상징과도 같았지만 문제도 상당했다. 실력만 있으면 누구나 ‘출세’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겼지만 청춘을 시험에만 쏟아붓다 인생의 길을 잃는 ‘사시 낭인’을 양산해낸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시를 통한 법조인 배출에 한계가 있다 보니 국민의 법률 서비스 접근성이 제한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같은 문제의식으로 2009년부터 사법시험을 대체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출범했다. 전국 25개 로스쿨이 문을 열면서 사시 정원은 2010년부터 단계적으로 감원됐다. 로스쿨은 매년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1,500여명의 변호사를 배출하며 법조인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사시 폐지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로스쿨 찬성 측에서는 더 많은 국민들이 법률 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사시 존치론자들은 고액의 학비가 드는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계층 간 사다리’가 끊어지게 됐다고 주장한다. 고액의 학비가 드는 로스쿨 제도는 돈 있는 집 자제들을 위한 특혜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로스쿨 입학 과정의 잡음이 해마다 터져 나오는 점도 논란거리 중 하나다.

사시 존치를 주장하는 고시생들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법시험 존치법안 통과’를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그동안 사시는 한 번도 공정성에 관한 시비가 없었을 정도로 공정사회의 상징과도 같은 제도였다”고 강조했다.

사시 존치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로스쿨 제도의 단점을 보완할 보완재로 사시를 공존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로스쿨 일원화’ 입장을 밝혀왔다는 점에서 사시 부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는 상황이다. 최건 대한법조인협회 회장은 “로스쿨 또한 여러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법조인이 되는 길을 ‘원 트랙’만이 아닌 우회로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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