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 아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길러주는 것은 학부모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매일 밤마다 책 읽어주기, 함께 책 읽으며 질문하기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보지만 좀처럼 효과가 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독서 성장일기를 작성하고 독서 전후로 다양한 체험 활동 등을 병행하면 훨씬 능률이 높아진다고 조언한다.
독서 성장일기는 부모가 자녀와 함께 매일 책 한 권을 읽고 직접 아이의 성장 과정에 대해 간단하게 기록하는 것이다. 가령 책을 읽으면서 아이가 보였던 반응, 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나눈 대화, 책을 통해 새롭게 배운 말이나 처음 한 행동,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엄마의 한 줄 편지 등을 자유롭게 적으면 된다. 이처럼 매일 한 권을 목표로 100일간 독서 성장일기를 작성하면 한두 달 사이에 아이들의 독서 습관이 금세 달라진다는 평가다.
100일 동안 독서 성장일기를 작성했다는 서연주씨는 “평소 책을 많이 읽어줘 부모 역할을 나름대로 한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도 좀처럼 흥미를 느끼지 않아 걱정이 컸다”며 “전문가 조언에 따라 매일 책을 함께 읽고 대화를 시도하니 한 달 만에 아이가 30분 가까이 혼자 책을 읽을 정도로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서 성장일기를 쓰면서 아이들은 매일 표현력 등이 성장하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책 읽기 전후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는 것도 독서에 대한 흥미를 높여주고 나아가 생각의 폭을 확장해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색깔 인지 놀이, 책 소개와 관련된 전시회 관람, 수산시장 방문, 손바닥을 이용한 물감 놀이, 색종이 접기, 감사편지 쓰기 등 체험활동의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이처럼 체험활동을 꾸준히 하다 보면 자기 주도적인 습관이 생기는 장점도 있다.
학부모 김연심씨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이 독서 전후 체험활동에 익숙해지면서 이제는 엄마 지시가 없어도 페트병이나 돌멩이를 주워와 혼자서 다양한 물건을 직접 만드는 게 일상이 됐다”며 “이전에 읽은 책을 기반으로 관련된 책을 스스로 고르게 했더니 사고력도 크게 늘고 자기 주도적인 습관이 생겼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그물 독서활동은 아이들의 사고력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책을 읽은 뒤 같은 주제나 소재의 책, 같은 작가의 책, 비슷한 책, 정반대의 책 등을 두 권 이상 함께 더 읽고 세 권의 책과 연계된 하나의 독후활동을 진행한 뒤 사진과 글로 기록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100일 기준으로 독서 성장일기는 매일, 독후활동은 60회, 그물 독서는 30회를 권장한다. 실제로 100일 독서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키즈스콜레에 따르면 참가자 중 약 80%가 독서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된 것으로 집계됐다.
서명지 키즈스콜레 부대표는 “매일 한 권 이상 꾸준히 읽으면 아이들이 TV에 관심을 덜 가지면서 동시에 표현력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며 “부모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