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합의가 결국 불발되면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對)야당 전략을 ‘강공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끝까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다른 야당들을 설득해 7월 국회에서 추경안 처리를 강행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정상화 합의서 채택 불발 직후 한국당을 강하게 성토했던 민주당 지도부는 다음날에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날 사상 최악의 실업대란을 만든 주범은 자유한국당”이라며 “고용시장에 불을 질러놓았으면 최소한 불을 끄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소방관 발목까지 잡고 있으면 어쩌란 말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문재인 정부 방해에만 전력하는 한국당의 행태는 구태 정당이고 대한민국에 있어서는 안 되는 모습”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전날 ‘백해무익한 집단’이라면서 한국당에 맹공을 퍼부었던 추미애 대표도 공세를 이어갔다. 추 대표는 최근 한국당이 공모 중인 5행시의 방식을 인용해 “‘자’유당 시절의 독선 정치와 ‘유’신 시절의 독재 정치, ‘한’나라당 시절의 독기 정치, ‘국’민은 고달픈 정치, ‘당’장 끝내야 한다”며 “발목잡기로는 다음 집권을 기약할 수도 없고 소멸의 길만 남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연일 한국당을 겨냥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은 국회 정상화 실패의 책임을 제1야당에 돌려 추경 심사 참여를 압박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우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협치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만큼 노력하겠지만 한국당이 끝까지 막으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하고 상의를 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야당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추경 거부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올바른 태도”라며 한국당의 추경 심사 동참을 촉구했다. 바른정당도 일단 추경이 법적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하는 데는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의 경우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호남 민심을 의식해 대여 협조로 무게중심이 기울고 있는 것도 호재다.
/김현상·박효정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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