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나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LGBT)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축제인 ‘게이 프라이드 행진’(Gay Pride Parade)이 25일(현지시간)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1969년 6월 미국 뉴욕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탄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린 이후 해마다 6월 마지막 주말에 대규모 퍼레이드와 함께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로 48년째.
미국 전역에서는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갯빛 물결 속에 성소수자 보호와 관용을 요구하는 함성이 메아리쳤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수만 명의 성소수자들이 ‘무지개 깃발’을 들고 행진에 나섰다. 행사 참가자들은 간선도로인 5번가를 따라 그리니치 빌리지까지 행진했다.
이날 행사에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척 슈머 상원의원(민주·뉴욕) 등도 참여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행사에서 2011년 뉴욕이 주요 주(州)정부 중에서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뉴욕이 목소리를 내면 미국 전역에 퍼지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행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구호가 잇따랐다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성전환(트랜스젠더) 학생들이 성 정체성에 맞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연방정부의 지침을 폐기해 진보진영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게이들의 세계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동성애자 차별 금지 운동의 세력이 강한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를 가릴 것 없이 수만 명이 행진에 참여했다.
시카고, 신시내티 등에서도 대규모 게이 행진이 진행됐다. 시민과 관광객들은 도로변에서 무지개색 깃발을 흔들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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