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써클 : 이어진 두 세계’(이하 ‘써클’)에서 김우진(여진구 분)이 2037년 ‘파트2:멋진 신세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더블트랙에서 서로를 절절하게 찾아 헤맸던 김우진, 김준혁(김강우 분/김범균) 형제의 애틋한 재회는 상상을 넘어선 반전과 뭉클한 감동, 철학적 화두까지 던지며 역대급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파트2:멋진 신세계’ 김준혁과 한정연(공승연 분)은 이호수(이기광 분)의 도움으로 휴먼비 잠입에 성공했다. 슈퍼컴퓨터가 있다는 99층으로 향하던 두 사람 앞에 20년 전과 똑같은 모습의 김우진이 나타났다. 충격적 진실은 곧 밝혀졌다. 박동건을 만나러 갔다가 뒤쫓던 선배 이현석(신주환 분)의 차에 치인 김우진은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별(한정연 분)이 남긴 기억영상화 시스템을 가동하려면 김우진의 생체정보와 기억정보가 필요충분조건이었다. 기술을 소유하려는 욕심에 박동건과 휴먼비는 김우진을 복제하고 기억을 주입시켰던 것. 결국 김준혁과 한정연이 만난 사람은 김우진이지만 김우진이 아닌 상태였다.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애타게 김우진을 찾았던 김준혁이었다. 김준혁은 “내가 만진 팔은 그 팔이 아니고, 내가 안았던 몸은 저 몸이 아니다”라며 혼란스러워했다. 써클레이트 김우진이 사라지면서 안정케어 시스템 가동이 정지되자 박동건과 휴먼비는 김준혁, 김우진, 한정연을 향한 추적의 고삐를 당겼다. 김우진은 자신만 돌아가면 모두 안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홀로 휴먼비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때 김준혁의 기억이 돌아왔다. 사라지던 날 자신을 찾아와 두려운 마음을 털어놓았던 김우진을 기억해낸 김준혁은 그때서야 김우진을 동생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멀리 돌아온 김우진, 김준혁 형제의 재회는 그래서 더 애절하고 눈물겨웠다.
김우진과 김준혁(김범균)의 형제애는 ‘써클’을 지탱해온 가장 중요한 감정선이었다. 2017년 배경의 ‘파트1:베타 프로젝트’가 김범균을 찾고 지키려는 김우진의 추적을 주요 서사로 삼았고, 2037년 배경 ‘파트2:멋진 신세계’에서 김준혁이 실종된 김우진을 찾기 위해 스마트지구로 들어가 진실을 파헤쳐왔다. 두개로 나눠진 더블트랙 에서 엇갈리듯 서로를 향한 쌍둥이 형제의 감정선을 더욱 효과적으로 그려왔기에 ‘써클’ 시청자들은 쌍둥이 형제가 언제, 어떻게 다시 만날지 누구보다 몰입해 지켜봐왔다.
형제의 재회는 충격 그 이상이었다. 20년의 세월이 흐른 김준혁과 여전히 2017년에 머물고 있는 김우진의 재회였다. 김우진이 복제인간이라는 사실은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워낙 예측불가 반전을 선보인 ‘써클’이기에 김우진의 정체를 예상하는데 한계를 두지 않았던 시청자들이지만 휴먼비 시스템 그 자체인 복제인간이라는 반전은 상상을 넘어섰다. 기억을 화두로 수차례 메시지를 던져왔던 ‘써클’은 김우진의 기억을 가진 복제인간을 애타게 찾던 동생으로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한국형 SF의 진수를 보여준 ‘써클’이 형제의 재회에서 보여준 감정선 역시 세밀했다. “다 잊어도 나는 기억하겠지”라며 기억을 잃어가는 김범균에게 기억 영상을 남겼던 김우진의 마음과 “형이 꼭 기억할게”라는 약속을 20년 후 지켜낸 김준혁의 애틋함은 혼란과 위기를 겪었기에 더 절절했다. 여진구와 김강우의 연기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정체성에 대한 혼란 속에서 외롭고 아픈 김우진을 그리며 연민을 불러일으킨 여진구와 애써 부인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 돌아온 기억에 눈물로 동생을 받아들인 김강우의 연기덕분에 재회가 더 감동적이고 극적일 수 있었다.
한편 ‘써클’ 최종회는 27일 오후 10시 50분 tvN에서 방송 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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