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우리결혼했어요’에 마르코와 함께 가상 부부로 나와 MBC 방송연예대상 특별상/베스트커플상 수상하기도 했던 손담비는 현재 30대 중반의 솔로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결혼은 언제 하세요?’이다. 하지만 그는 아직 더 연기자로 더 커리어를 쌓고 싶어했다.
“결혼하고 싶지 않냐?는 말을 많이 들어요. 사실 ‘결혼’에 대해 딥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연예는 모르겠는데, 결혼은 아직이요. 아직 결혼 상대를 못 만난 것일 수도 있는데...그것보다는 아직까지는 일이 우선이거든요. 사랑에 빠지면 일이 뒷전이 되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 전 한 번도 그래 본 적이 없어요. 늘 일이 첫 번째였어요.
제가 이 전에도 일에 너무 빠져 있어서 남자친구랑 헤어졌어요. 연예를 하면서도 제 초점이 사랑 보다는 다른 곳에 가 있으니까 남자 친구가 싫어하죠. 제가 남자라고 해도 똑같이 그랬을 것 같아요. 세월이 지나면 좀 더 사랑에 올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직도 똑같아요. 결혼은 좀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연일 뉴스에선 연예인들의 열애설이 보도되고 있다. 손담비 역시 열애설 뉴스를 보면서 “다들 열애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잠시 마음이 심란해지기도 했다고 한다. “열애설을 보면 제 연애에 대해서도 잠시 고민하기도 하지만, 사실 여자친구랑 노는 게 더 재미있어요. 영화 보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요. 최근에 영화 ‘겟 아웃’을 봤는데 진짜 잠을 못 잤을 정도로 대단한 영화였어요. ‘미스 슬로운’은 연기력에 감탄하면서 본 영화입니다. 마음 맞는 친구랑 집안에 같이 있으면서도 편하게 각자 책 보고, 또 그러다 이야기하고 하는 게 좋아요.”
서른의 중반 길목에서, 손담비가 느끼는 무게감은 특별했다. 그렇다고 한 살 한 살 나이가 드는 걸 실감하며 초조해하지 않았다. 서른 초입, 오로지 일에만 몰두했던 워커홀릭 손담비는 365일 숨 가쁘게 돌아가는 하루 하루를 보내며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한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번에 ‘스페셜 라이어’ 연극을 시작하면서, 선배님들이 ‘나이가 몇 살이냐’를 먼저 물어보셨어요. 제가 잠시 생각하고 서른 넷이라고 답했어요. 제 나이가 바로 안 떠올라 서른 넷이라고 한 건데, 선배님들이 바로 ‘83년생이면 서른다섯이잖아’라고 하시던걸요. 저도 제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살고 있나봐요. 하하”
서른 셋을 기점으로 손담비의 팽팽한 인생 고무줄은 조금 느슨해졌다. 스무살 후반기부터 서른 초입 ‘미쳤어’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그는 정말 노래 제목 그대로 미친 하루 하루를 보냈다.
“8년 가까이 잠도 거의 못 잔 채 정신 없이 달려왔어요. 제 20의 마지막과 서른 초반이 그렇게 지나갔어요. 다시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그 때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한번 겪었으면 됐죠. 서른 셋을 맞이해 쉰다고 하니까 막상 뭐부터 해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했어요. 공백기 때 더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남이 아닌 내가 나가야 할 길 이잖아요. 진정으로 내가 가야 할 길은 연기자와 가수의 길 모두입니다. 선택은 나의 몫이고 거기에 대한 책임 역시 제 몫이다는 걸 깨닫고 더 여유를 갖기로 했어요.”
매번 전력 달리기만 했던 손담비는 그 동안 재충전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마음은 급한데 몸은 그 자리인 것 같아 분주하고 피로했다. 그런 그에게 연극 도전은 신선한 영감을 불어넣었다.
“사람이 충전을 해야 다음 단계를 갈 수 있는데, 전 그동안 충전을 할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계속 그 자리이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었어요. 서른 셋 이후로 좀 더 편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어요.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는 게 그냥 먹는 게 아니다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예전엔 선배들이 이런 말을 할 땐 이해를 못했거든요. 제가 그 나이가 되고 보니 조금씩 이해가 되는군요.”
→[인터뷰④] 에서 계속...손담비, 진짜 인생은 30대부터...연극에 이어 영화 도전 한 이유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