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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실 에어컨 설치'에 주민들 갑론을박 "관리비 오른다" vs "야박하다"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반대하며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주민 전단 /연합뉴스




최근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지며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둘러싼 주민들의 공방이 오가고 있다.

좁은 경비실 안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경비원을 위해 시원한 에어컨을 설치해주자는 의견도 있고, 관리비가 많이 나온다며 전단까지 붙여 반발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달 중순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우편함에는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반대합니다’란 내용의 전단 수십 장이 발견됐다. 전단에는 ‘매달 관리비가 죽을 때까지 올라간다’, ‘큰 아파트도 경비실에 에어컨 설치를 해주지 않는다’는 주장과 함께 “주민의 이름으로 에어컨 설치를 반대합니다”란 문구가 적혀있다. 이 아파트는 이달 초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이에 반발하는 주민이 생기며 전단이 등장했다. 입주자회의 결과 약 30%에 가까운 주민은 ‘관리비 인상’ 등을 이유로 에어컨 설치에 반대하고 나섰다. 한 주민은 “우리 집도 에어컨 없이 지내는데 경비실에 왜 굳이 에어컨을 설치해야 하나. 낮에는 그늘에 앉아있으면 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에어컨 설치에 찬성하는 주민 박모(68)씨는 “여름에 얼마나 더운데...에어컨을 설치해주는 게 맞다”며 “경비원 아저씨를 배려해줘야 한다. 관리비가 얼마나 오른다고 반대하는가”라며 설치에 찬성했다. 그 외 찬성 입장을 내세운 주민은 전단 위에 전단을 붙여 ‘경비 아저씨도 누군가의 남편이고, 아버지이자 소중한 인간이다. 그늘 하나 없는 주차장 한 가운데 있는 경비실에 에어컨 한 대 없는 건 말이 안된다’고 에어컨 설치를 지지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주민투표에서 찬성이 많이 나온 만큼 계획대로 에어컨을 설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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