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수사당시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진술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대화내용이 공개됐다.
검찰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서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 최씨의 국정농단 범행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조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2일 김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박 전 대통령,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 등과 대책 논의를 가졌다. 김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에게 “비선실세가 있느냐”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비참하다”고 답했다. 이를 김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최씨의 존재를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김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에게 그 사람이 호가호위하는지 여쭤봤더니 ‘그 사람이 한 일을 모른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며 “비선실세의 존재를 국민들에게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자 별다른 말씀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또 그는 “안종범 수석에게 어떻게 된 거냐 묻자 기업인들 독대가 있었다고 얘기 했다”며 “기업인 독대 이야기도 (대통령 입장 자료에)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대통령께서 완강히 반대하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이 보도될 시기 박 전 대통령이 10월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개헌 의제를 던진 것을 두고 “개헌 발표 뒤 언론이 이를 쫓아가는 상황이라 다들 신의 한 수였다고 했다”고 말했다. 바로 당일 저녁 JTBC의 태블릿 PC가 보도돼 개헌 이슈는 묻혔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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