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헬기 ‘수리온’은 과연 잘못된 기체인가. 육군이 운용하고 있는 일부 수리온 헬기에서 실금이 발견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결론은 잘못된 기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생산된 지 30년이 넘는 아파치 공격 헬기 일부에서도 최근 결함이 발견돼 비행이 중지된 사례가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5월24일 육군이 운용하고 있는 수리온의 좌측 상부 프레임에서 실금이 발견돼 운용 중인 수리온 전 항공기에 대해 육안 및 비파괴 검사를 했다”며 “운용하고 있는 60여대 중 8대의 동일 부위에서 결함(1.2~1.5㎝ 실금)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육군은 이에 따라 실금이 발견된 수리온 8대의 비행을 중지시켰다. 이에 앞서 전 기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8일에는 60여대 전부를 비행 중지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으로 판명된 기체에 대한 비행 중지 조치는 27일자로 풀렸다. 그러나 이상이 드러난 기체 8대는 정밀 검사와 부품 교체 등이 끝날 때까지 지상에 묶어둘 계획이다.
이번에 드러난 결함의 형태는 피로 균열. 주 날개(메인 포터)의 회전 방향에 대한 반작용 하중이 설계치보다 다소 높았다. 객실 문 장착을 위한 레일이 해당 프레임에 결합돼 있는데 이 결합 부위에 하중이 충분히 분산되지 않아 피로 균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방사청은 오는 10월 말까지 문제를 개선할 방침이다.
하지만 수리온의 결함이 이번까지 모두 네 차례 발생했다는 점에서 성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첨단 기술이 반영된 현대 무기일수록 하자(瑕疵)와 결함 논란이 빚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계속 운용하면서 드러나는 미비점을 점차 개선하겠다는 얘기다. 방산 업계의 관계자는 “대부분의 무기체계가 실전에 배치되고도 하자 개선, 성능 보장 등의 과정을 거쳐 완성도를 높여간다”며 “수리온 헬기의 경우 국산에 대한 관심이 커 그런지 불필요한 몰매를 맞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늘 실전 상태여서 군 장비의 유지 보수, 관리가 뛰어난 군대로 평가받는 이스라엘군의 경우에도 공격 헬기 전부를 지상 대기시켰던 사실이 27일 외신을 타고 전해졌다. 꼬리날개 부분에서 결함이 공통적으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따라 미군, 제작 회사와 공동 조사에 나섰다. 조사가 끝날 때까지 비행은 중단된다.
군 관계자는 “헬리콥터뿐 아니라 전투기도 이상 징후를 해결해가면서 전력화하는 것”이라며 “수리온 헬기에서 나타나는 결함을 두고 기체 불량으로 모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했다.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hong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