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철강 등 구체적인 품목까지 들어가며 미국의 이익을 증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공정한 방위비 분담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4·5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한 뒤 “지금 한미 FTA 재협상을 하고 있다. 공정한 협상이 되길 희망한다”며 재협상 개시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어진 확대 정상회담 이후 열린 공동 언론발표에서는 “한국과의 무역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겠다”면서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자국 제조업 노동자들의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 경제협력은 동맹국 미래 발전의 중요한 축”이라며 한미 FTA 재협상 요구를 거부하지 않을 생각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협상에서 미국 측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공세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 “인내는 끝났다”면서 북핵·미사일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에 억류됐다 돌아와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씨 사건을 언급하고는 김정은 정권에 대해 “무모하고 잔인하다. 북한은 인간 생명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많은 옵션을 갖고 있다”며 성급한 군사적 대응은 하지 않지만 압박과 대화를 병행한다는 한미의 기본 입장을 견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거듭해 강조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돈독한 친밀감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한국이 위대한 동맹을 위해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걸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면서 “두 정상 간에 신뢰와 우정을 더욱 굳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이번 만남을 평가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해 중 한국을 방문하도록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관계가 매우 강하다. 문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관계가 매우 좋다”고 화답했다.
한편 두 정상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언론 앞에서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DC=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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