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로 100억원 손실 줄인 대성프라퍼티
‘옛 린나이빌딩’ 경매 입찰에 직접 참여해 가격 가이드라인 제시…원하는 가격에 팔아
당시 이 같은 대성프라퍼티의 전략은 부동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채권자가 저가 낙찰에 따른 손해를 줄이기 위해 경매에 직접 참여해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하고, 결국 손실을 줄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만약 대성프라퍼티가 경매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옛 린나이빌딩은 네 번째 경매에서 2위 업체가 써낸 금액 361억원에 낙찰됐을 것이다. 이는 마스터자동차관리가 써낸 금액과 비교하면 약 100억원 정도 낮은 수준이다. 당시 대성프라퍼티가 경매 입찰에 참여해 낙찰가를 100억원 정도 올린 전략은 신의 한 수가 됐다.
같은 전략, 다른 결과…아카시아호텔 매각에서는 실패, 왜(?)
사드 사태 여파로 중국 관광객 급감, 호텔 시장 악화가 원인
그런데 불과 반 년 만에 대성프라퍼티의 처지가 바꼈다. 이번에도 같은 전략으로 경매 입찰에 참여했지만 끝내 저가 낙찰을 막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아카시아호텔’ 경매 입찰에서는 245억원의 금액을 써낸 ㈜전원이앤씨가 낙찰을 받았다. 이에 앞서 채권자인 대성프라퍼티는 옛 린나이빌딩과 마찬가지로 계속된 유찰로 낙찰가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작년 10월 아카시아호텔 경매 입찰에 직접 참여한 바 있다. 당시 대성프라퍼티는 348억원에 낙찰을 받았으며. 2위는 345억원을 써냈다. 이후 대성프라퍼티는 잔금을 내지 않았고, 이번에 다시 경매 입찰을 진행한 끝에 결국 245억원에 낙찰자가 결정됐다. 대성프라퍼티는 옛 린나이빌딩과 같은 전략으로 아카시아호텔 경매에 접근했지만 결과는 사뭇 달랐다. 옛 린나이빌딩 매각 과정에서는 100억원의 손실을 보존했지만, 이번에는 자신들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던 가격에 비해 100억원 낮은 가격에 낙찰자가 결정됐다.
이처럼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게 된 것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사태 여파로 호텔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연구원은 “사드 사태 이후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호텔 시장이 얼어붙어 채권자가 원하는 방향대로 경매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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