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송되는 KBS1 ‘미래기획2030’에서는 ‘100세 시대, 국민건강을 설계하다’ 1부 ‘건강할 권리를 찾다’ 편이 전파를 탄다.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건강을 향유하는 것은 만인이 갖는 기본적 권리의 하나이다.’
- 세계보건기구 헌장 中-
2015년 UN은 지속 가능한 개발목표의 보건의료분야 세부과제로 ‘보편적 건강보장’을 선정했다. 보편적 건강보장이 추구하는 목표는 모든 사람이 의료비 부담으로 인해 필요한 의료서비스의 제공을 제한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건강보험 제도가 도입된 건 지난 1977년, 이후 12년 만인 1989년 전 국민 건강보험을 달성했다. 의료접근성이 향상되면서 기대수명이 OECD 평균을 넘어설 정도로 질적인 성장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조기정착을 위해 채택한 저부담-저급여 구조는 낮은 보장성, 비급여와 같은 문제도 함께 가져왔다. 전 국민 건강보장에 이르기까지 4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보편적 건강보장의 지속성을 위해 우리에게 남아있는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본다.
▲ 가난한 사람은 아플 수도 없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사는 레하 씨는 자궁경부암을 앓고 있다.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치료를 포기하고 통증을 참아내고 있다.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지금까지 쓴 의료비만 해도 아들 월급 2년 치를 꼬박 모아야 한다. 열악한 의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4년 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돈 없는 서민들에게까지 의료서비스의 차례가 돌아오지 않는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원을 찾아다니다 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
뉴욕 서쪽에 자리한 한 대학교 체육관. 새벽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는 이유는 이곳에서 무료클리닉이 열리기 때문이다. 엄청난 의료비 때문에 치료를 미루고 있던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미국인이 연간 지출하는 의료비는 1인당 8천 7백 달러 이상. 하지만 영아사망률이 우리나라의 2배에 이를 정도로 의료현실은 암담하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오바마케어가 시작됐지만 2,800만 명의 사람들은 여전히 건강보험이 없는 채로 살아가고 있다. 누구나 아프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 어떻게 찾아야 할까.
▲ 건강의료의 혜택을 모든 국민에게
불과 4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엔 건강보험 제도가 없었다. 최초의 자발적인 의료보험 조합이 생긴 건 1968년.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장기려박사가 가난한 사람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현실을 보며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건강보험 제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1977년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보험 제도가 처음 시작됐다. 이후 농어촌의료보험 시범사업을 거쳐 1989년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보편적 건강보장의 중요성을 짚어본다.
▲ 100년을 준비하는 건강복지, 남아있는 과제는?
12년 만에 전 국민 의료보장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낸 우리의 건강보험 제도는 개발도상국에서 배워갈 정도로 발전하였다. 하지만 단기간에 건강보험 제도를 정착하기 위해 채택한 보험료를 적게 내고 적게 보장받는 구조는 많은 문제를 가져왔다. 생후 15개월밖에 되지 않은 하리는 4개월을 제외하고는 내내 병원에서 보내야 했다. ‘만성 가성 장폐색’, 음식을 먹고 소화시키는 기본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다. 밥 대신 매일 1만5천 원짜리 영양제를 맞아야 하지만 비급여에 해당해 고스란히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비급여 의료비는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 2013년 기준 23조 원을 넘어섰다. 본인부담금 역시 함께 증가해왔다. 아픈 환자를 두고 의료비 걱정부터 해야 하는 것이 여전한 현실이다. 누구나 아프면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고 건강을 되찾을 권리, 보편적 건강보장의 지속성을 위해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