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씨의 딸 정유라(21)씨가 승마선수의 꿈이 좌절될 수 있음에도 한국 강제 송환과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몰타 시민권 취득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씨는 불법체류 혐의로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뒤 지난 2월 옥중에서 유럽 생활 조력자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씨에게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몰타 시민권을 얻게 되며 변하는 상황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편지에 “예상하는 리스크는 한국에 못 돌아가는 것”이라며 “더는 아시안 게임 출전이 불가하고, 전에 딴 아시안게임 메달도 박탈된다”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어릴 때부터 말을 탄 정씨는 각종 승마대회에서 메달을 따내 ‘승마 유망주’로 불렸다. 과거 초등학생이던 정씨는 2006년 한 방송에서 “나중에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라는 포부를 나타낸 바 있다. 일각에선 ‘말이 좋았던 것’이라며 그의 실력을 회의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정씨는 2014녀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때 딴 금메달을 대학교 면접장에 들고 가 보여줬고, 2015년도 이화여대 체육특기생으로 선발됐다. 검찰 수사 결과 이런 입학 과정에는 부정이 개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 모녀는 정씨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꿈이었다고 전해졌다. 정씨는 작년 한 외국 승마전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도쿄올림픽은 내 꿈이다. 모든 승마선수의 꿈 아니겠냐”며 올림픽 출전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이 정씨의 도쿄올림픽 출전을 명분으로 승마 유망주 지원을 가장해 거액을 지원한 의혹이 있다며 공소사실에 포함했다.
한편 지난 4월 대한승마협회가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체육 관련 입학 비리 등이 발생한 경우 영구 제명하는 조항을 적용해 정시를 영구제명했다. 그는 국내 대회에 출전할 수 없으며, 국제 대회에도 한국 선수로는 출전할 수 없어졌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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