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는 1940년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여 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사상 최대의 탈출 작전을 그린 실화이다. ‘덩케르크 탈출 작전’은 최소한의 피해만으로 철수에 성공한 기적 같은 이야기로 전쟁 역사에서도 유례없는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 9일 동안 860척에 달하는 선박들이 모여 병사들을 실어 나르며 탈출을 도왔는데 화물선, 어선, 유람선 및 구명정 등 민간 선박들까지 긴급히 징발되어 병사들을 운반한, 민관군이 만들어낸 값진 성공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공개된 숫자들을 통해 당시의 긴박한 상황과 그 규모를 실감할 수 있다.
338,000명: 덩케르크 해변에서 철수한 군인의 수
68,000명: 덩케르크 작전 중 전사, 부상하거나 생포된 연합군의 수
3,500회: 영국 공군이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위해 열흘 간 펼친 공중 작전의 수
75km: 연합군이 고립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서 대영 해협 너머 영국 도버까지의 거리
15초: 600명의 군일을 태운 웨이크풀 호가 어뢰 공격으로 침몰하는데 걸린 시간
4.2m: 작전에 참가한 최소형 선박 탬진(Tamzine)의 길이
<덩케르크>는 기존의 전쟁영화들과 달리 죽이기 위한 전쟁이 아닌 살리기 위한 전쟁을 그린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살육과 폭력의 장면에서의 영화적인 스펙터클과 승리에서의 쾌감이 아닌, 고립된 상태에서 언제 적이 나타날지 모르는 위기의 상황에서 오는 공포와 가장 적은 인명 손실의 생환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놀란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영화적인 서스펜스와 스펙터클, 시각적인 스토리텔링, 그리고 기술적인 완벽함을 추구하여 관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최대치이자, 지금껏 보지 못한 것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자신한 것처럼 관객들은 긴박했던 탈출 작전의 한복판에 놓여있는 듯한 현장감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놀란 감독은 적군이거나 아군으로 구분되는 일반적인 전쟁영화들의 이분법을 적용하는 대신 오직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에 집중해 휴먼드라마적인 요소를 극대화해 실화가 주는 감동의 요소까지도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덩케르크>는 놀란 감독의 말처럼 “전쟁영화가 아닌 생존의 드라마”를 보여줄 것이다.
영화적인 완성도 역시 놀라움을 전할 것이다. 감독 특유의 리얼리즘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1천 3백여 명의 보조 출연자들과 실제 덩케르크 작전에 참여한 민간 선박 20여 척과 스핏파이어 전투기를 동원했고,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로스앤젤레스 로케이션과 IMAX와 65mm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 촬영했다. 실제 폭약이 터지고 전투기가 머리 위로 날아다니고 실제 군함이 바다에 떠있는 등 촬영지를 항상 실제와 동일한 환경으로 만들었다. 배우들은 실제로 민간선인 문스톤 호를 타고 바다 위에서 촬영하거나 실제로 해안에서 일주일을 촬영하는가 하면 하루 종일 바다 속에서도 촬영했다.
또한 놀란 감독은 그간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의 작품에서 자유자재로 시간과 공간을 재구성했던 것처럼 <덩케르크>에서도 역시 실화의 시간을 재구성하고 재창조했다. <덩케르크>에서 육해공을 배경으로 해변에서의 일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한 시간이라는 각기 다른 시간에서 진행된 사건들을 일직선의 평행선상에 놓고 마치 동시간에 일어난 일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여러 개의 서로 교차하는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일직선 상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 하루, 한 시간이라는 다른 속도로 전개된다. 이러한 놀라운 구성과 편집으로 살아남는 것이 승리인 생존의 시간을 새롭게 창조했다.
모든 것에 능한 놀란 감독의 현장에서 일하려면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뛰어나야만 한다는 배우들의 증언처럼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배우와 스탭들이 참여했다. <레버넌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인셉션>의 톰 하디와 <스파이 브릿지>의 마크 라이런스, <햄릿>, <헨리 5세>의 케네스 브래너, <인셉션>, <다크 나이트> 시리즈의 킬리언 머피와 신인배우 핀 화이트헤드, 해리 스타일스 등이 출연한다.
<인터스텔라>, <인셉션>, <다크 나이트> 시리즈를 기획한 엠마 토머스와 <레버넌트>, <인터스텔라>, <잭 리처>의 기획자인 제이크 마이어스가 제작 총괄을 맡았다. <인터스텔라>, <007 스펙터>, <그녀>의 호이트 반 호이테마가 촬영을 맡고, <인터스텔라>, <다크 나이트> 시리즈 나단 크로리 미술, <다크 나이트> 시리즈, <엘리시움> 리 스미스 편집, <인셉션>, <브로드웨이를 쏴라> 제프리 커랜드 의상,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앤드류 잭슨 시각효과,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가 음악으로 참여해 놀란 사단을 구축했다. 7월 20일 개봉 예정.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