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작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를 앞두고 전격 단행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대중 압박 고조의 연장선상에서 나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폭스뉴스는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 해군의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테텀’이 이날 남중국해 파라셀제도(중국명 시사군도)에 있는 트리톤섬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해당 작전은 미국이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주변 12해리 안으로 군함을 보내는 무력시위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처음 시작됐다.
항행의 자유 작전은 표면적으로는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력 증강에 대한 대응 차원이지만 미 언론들은 이날 작전이 미국이 중국에 북핵 문제 해결에 미온적이라는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달 29일 북한 정권의 돈세탁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중국 단둥은행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만에 13억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하는 등 중국을 향한 외교·안보적 압박 수위를 차츰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도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에 따른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두 정상은 오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정상회담을 열어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이번 작전을 “심각한 정치적, 군사적 도발행위(provocation)”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루캉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항행의 자유라는 깃발을 내세우고 다시 군함을 보내 시사군도로 들어와 중국의 법과 유관 국제법을 위반하고 중국 주권을 심각히 침범했다”면서 “미국은 중국 주권을 엄중히 침범하고 중국과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하기를 강력히 촉구하며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해 국가 주권과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지난달 26일 초대형 해상초계기 ‘B-5002’를 남중국해에 처음으로 배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이날 보도했다. B-5002는 최대 비행거리가 2,450㎞로 남중국해 전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감시하고 대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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