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 가맹점에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약 17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3일 오전 9시 30분에 검찰청사에 출석한 정 전 회장은 4일 오전 2시 50분께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이준식 부장검사)는 이른바 ‘치즈 통행세’를 내게 하는 등 가맹점에 치즈를 강매한 의혹 및 탈퇴한 가맹점에 대한 ‘보복 출점’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정 전 회장은 두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정 전 회장은 친인척이 운영하는 중간 업체를 통해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한 것은 저렴한 가격에 대량의 치즈를 확보하기 위한 경영상 방침이었을 뿐이라 주장했다. 그는 경쟁 피자 프랜차이즈 사업자보다 비싸게 치즈를 가맹점에 공급하지도 않았다며 ‘통행세’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보복 출점 의혹도 부인했다. 프랜차이즈를 탈퇴해 공백 지역이 된 인천과 이천에 직영점을 낸 것은 해당 지역의 단골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논리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보복 출점 대상이 된 전 인천 가맹점주가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정 전 회장 측의 할인 공세 등 조직적 보복 행위 때문이라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인천 등 탈퇴 가맹점 인근에 직영점을 내 할인 행사를 할 경우 탈퇴 업주가 새로 낸 가게에 경영 타격을 줄 수 있는지 정밀하게 검토한 회사 내부 자료를 확보했다고 알렸다.
검찰은 이번 주 내로 정 전 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가 주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해명 내용 가운데 일부는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와 정면으로 배치돼 증거 인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부터 정 전 회장 소환까지 속도감 있게 수사를 진행해왔다”며 “정 전 회장의 신병 처리 여부 결정을 포함해 마무리 수사도 늦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