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 심리로 4일 오후 열린 재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기소된 고교 자퇴생 A(17)양의 변호인은 “(지난 공판준비기일 때 부인한) 피해자를 유인한 부분은 (혐의가) 약하지만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측 주장대로 사전에 치밀한 계획에 따라 범행한 것은 아니며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죄”라고 강조했다.
A양의 변호인은 또 재판부에 “사체손괴·유기 당시뿐 아니라 살인 범행을 저지를 때도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범행 후 서울에 있다가 모친의 연락을 받고 집으로 와서 경찰에 자수한 점도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주장했다.
검은색과 흰색이 섞인 안경테를 쓴 A양은 이날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검사가 증거조사를 위해 A양의 집 내부 사진과 조사 서류 등 각종 자료를 대형 모니터에 비추자 그는 변호인 옆 피고인석에 앉아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떨궜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피해자인 B양의 어머니, 공범 C양 등 4명을 증인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A양의 변호인은 재판 결과를 스스로 예단하는 발언을 해 재판장으로부터 제지당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성인과 달리 피고인의 경우 만 18세 미만이어서 가장 무거운 형은 징역 20년”이라며 “심신미약이 인정될 것 같지도 않고 징역 20년을 받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저도 사형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며 “변호인이 해줄 게 없다”고 덧붙였다.
A양의 다음 재판은 이달 12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며 당일 증인신문 후 검찰의 구형이 있을 예정이다.
A양은 지난 3월 29일 낮 12시 47분께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초등학교 2학년생 B(8)양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한 뒤 흉기로 잔인하게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같은 날 오후 5시 44분께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공범 C(18)양을 만나 B양의 훼손된 시신 일부가 담긴 종이봉투를 건네받아 유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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