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상회담이 열린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총리실 앞마당에서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한독정상 만찬 회담이 끝난 이날 밤 두 정상이 환송장에 나오자 총리실 담장 너머에 모여 있던 교민들이 문 대통령을 연호하며 환호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그냥 넘기지 않고 담장 쪽으로 100여m 걸어가 교민들과 악수를 하며 격려했다. 메르켈 총리도 문 대통령을 따라 함께 인사를 나누며 이국땅에서의 해후 장면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를 본 총리실 관계자가 ‘이런 장면은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메르켈 총리의 문 대통령에 대한 환대가 각별했다”고 전했다.
이날 만찬 회담은 메르켈 총리의 끊임없는 질문과 문 대통령의 답변으로 진행됐다. 메르켈 총리의 문 대통령과 한국에 대한 관심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실제 메르켈 총리는 한국의 탄핵 상황을 거론하며 ‘문 대통령을 당선시킨 국민의 기대는 부정부패 척결, 경제성과, 균형발전 등으로 생각하는데 문 대통령의 생각은 어떠냐’. ‘북한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는 게 타당하냐’.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발전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 ‘한국이 파리기후협약을 지지할 것인가’ 등의 질문을 던지며 문 대통령의 생각을 궁금해했다. 문 대통령도 “메르켈 총리께서는 마트에서 직접 장을 볼 정도로 국민과 소통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시며 국민의 지지와 존경을 받고 계신 데 직접 뵙게 되니 무척 기쁘다”고 화답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덕에 애초 70분으로 예정됐던 만찬 시간은 90분으로 늘었다. 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메르켈 총리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공동 언론 발표를 했으며, 이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만찬 회담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만찬 회담에 앞서 공동 언론발표를 하는 특이한 형식을 취한 것도 회담이 밤늦게 끝나기 때문에 독일 언론과 국민을 배려하는 차원이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