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며 ‘게임체인저’로 촉망받아온 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돌연 급락했다.
테슬라는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날 대비 7.24% 하락한 327.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1년여간 가장 큰 하락폭으로 최근의 상승세와는 상반되는 결과다. 주가 급등으로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지난 4월 미 양대 자동차 제조사인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를 잇따라 제치고 동종 업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달 9일 장중에는 독일 BMW의 시총까지 넘어서 또 한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테슬라는 3만5,000달러짜리 보급형 ‘모델3’를 이달 말 미국에서 처음 출고한다는 소식으로 기대감을 받아왔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자산은 하루 만에 8억8,240만달러(1조원)가량 증발했다.
■상승세 급제동 이유는
2분기 출하량 기대치 밑돌아
볼보 전기차 올인도 부담으로
테슬라 주가가 급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올해 2·4분기 전기차 출하량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돈 데 있다. 모델S·모델X를 판매하는 테슬라는 올해 2·4분기 차량 출하량 2만2,000대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53% 증가한 수치지만 시장 예상치인 2만4,200대에는 못 미쳤다. 올 상반기 전체 출하량은 4만7,100대로 테슬라가 목표했던 4만7,000∼5만대에 간신히 도달하는 데 그쳤다.
실망감에 골드만삭스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190달러에서 18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데이비드 탐베리노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모델3 생산량이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올해 2·4분기 실적이 기대 이하일 수 있다”며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볼보 등이 전기차 시장에 적극 뛰어들며 ‘시장 선점’ 효과가 줄어들고 있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테슬라 주가는 미래 기대감으로 승승장구해왔으나 최근 전기차 경쟁이 본격화되고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을 예고하며 지금까지의 주도력을 잃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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