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3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스냅딜이 1위인 플립카트가 제시한 인수합병(M&A)안을 거절했다.
거대 인도 전자상거래 기업들을 하나로 합쳐 아마존을 견제하고 ‘인도판 알리바바’를 만들려 했던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계획이 장애물에 부딪힌 셈이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냅딜 이사회는 플립카트가 제안한 8억5,000만달러(약 9,815억원)의 인수안을 거절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소프트뱅크는 스냅딜의 모회사인 재스퍼인포테크의 지분 35%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로 스냅딜을 플립카트에 매각한 뒤 합병법인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스냅딜이 인수안을 돌려보낸 것은 플립카트가 인수 제안가를 10억달러에서 8억5,000만달러로 줄이고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스냅딜과 플립카트 모두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인도 전자상거래 업체 1·3위인 양사를 합병해 인도 유통 업계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아마존을 견제할 방침이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포레스터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7%나 급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플립카트·스냅딜·아마존 등이 가격 인하 등 출혈경쟁을 벌이면서 적자만 쌓이고 있다. 실제 2015~2016년 세 회사의 총 순손실액은 938억루피(약 1조6,734억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아마존이 최근 50억달러의 인도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물러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자 소프트뱅크는 플립카트와 스냅딜의 합병을 추진하며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스냅딜의 이번 결정에도 합병 계획이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소식통은 “(경쟁 격화에 따른 대응으로) 합병안은 언젠가는 통과될 것”이라며 “이르면 7월 중순에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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