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3국 공조가 의미를 갖는 것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이후 동북아시아에서 한미일과 북중러 간 대치구도가 뚜렷해지는 ‘신냉전’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끼고도는 상황에서 북한이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을 막는 유일한 길은 한미일 공조뿐이다. 이를 통해 다른 유엔 회원국들을 설득해 북한의 일탈을 막아야 한다.
관건은 우리 정부의 스탠스다. 비록 문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 회동에서 대북제재 강화에 합의했다고는 하지만 우리 정부는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같은 날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도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반도 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자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상황에서 어설픈 대화 제의는 실효성이 없고 웃음거리만 될 뿐이다. 지난달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은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북한이 마이웨이를 외치는 가운데 우리만 대화에 매달리는 것은 국면 전환은커녕 북한에 잘못된 신호만 주게 된다.
지금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푸는 유일한 방법은 북한이 더 이상 잘못된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국제적인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는 것뿐이다. 우리 정부는 더 이상 실효성 없는 대화에 매달리기보다는 미국·일본 등과의 공조 강화를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에 나서야 한다. 그런 면에서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에 대한 추가 금융제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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