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저녁 트위터를 통해 “나와 푸틴 대통령이 사이버 보안대를 논의했다는 사실이 내가 그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 일은 일어날 수 없다” 라고 말했다.
불과 13시간 전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과 나는 뚫을 수 없는 철옹성 같은 사이버 보안대를 조직해 선거 해킹 등으로부터 보호할 방안을 논의했다”는 자화자찬성 글을 올렸다 비판 여론이 쇄도하자 사실상 항복을 선언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가진 미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이 같은 ‘사이버 공조’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힐러리 클린턴 선거캠프 관계자의 이메일을 해킹한 배후인 러시아와 사이버 공조를 모색한 사실은 거센 후폭풍을 낳았다.
여당인 공화당에서조차 비난이 쏟아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NBC방송에 출연해 “내가 그동안 들어본 것 중에 가장 멍청한 생각에 가깝다”고 지적했고,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CBS에 “푸틴이 (미 대선) 해킹을 한 만큼 해킹 방지 노력에 있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좀체 고집을 꺾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도 안돼 자신의 발언을 거둬들인 데는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의 러시아 유착설이 새로 불거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작년 6월 9일 러시아 당국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변호사 나탈리 베셀니츠카야와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만났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시인했다./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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