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소유한 알아라비야 방송은 2013년 카타르가 사우디 등 걸프협력회의(GCC) 나머지 5개 회원국과 맺은 협약서를 입수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알타니는 이슬람주의 정파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관련 인사들을 카타르에서 추방하겠다고 GCC 회원국 정상과 협약했다.
이와 함께 카타르는 이 협약서에서 나머지 GCC 회원국과 함께 2013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이집트 군사 정부의 안정을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집트 군사 정부는 무슬림형제단이 지지한 모하마드 무르시 정부를 전복했다.
사우디 등은 군사 정부를 합법 정부로 인정했지만 카타르는 이에 미온적이었다. 이 협약 이후인 2014년 초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은 카타르가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한다면서 카타르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면서 외교적 긴장이 빚어졌다.
카타르는 그해 9월 무슬림형제단 관련 인사를 자국에서 추방했다고 발표하고 석달 뒤인 12월에서야 이들 3개국은 자국 대사를 복귀시켰다. 동시에 카타르는 ”이집트 군사 정부의 통치행위를 인정한다“는 GCC의 공동성명에 동참했다.
아울러 이 협약서엔 ‘GCC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 매체를 지원하거나 언론인을 고용하지 않고, 알자지라와 알자지라의 이집트 전문 자회사 무바셰르 미스르가 이집트 군사정부를 모욕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실제로 알자지라 방송은 2014년 8월 이집트 법원의 폐쇄명령에도 방송을 강행했던 무바셰르 미스르의 송출을 그해 12월 자체 중단했다.
알아라비야가 공개한 협약서엔 셰이크 타밈의 서명이 보인다. 이 방송은 이 협약을 당시 쿠웨이트가 중재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등은 지난달 5일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면서 ‘2013년 맺은 ’리야드 협약‘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이유를 댔으나 이 협약의 내용은 그간 공개되지 않았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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