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공개 발언해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 당한 고영주(68)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검찰이 비공개로 조사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성규 부장검사)는 지난 6월 말 고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조사에서 고 이사장에게 ‘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의 취지와 선거에 영향을 끼칠 의도였는지 등을 물었다.
고 이사장은 공안검사 출신 보수 인사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8월 방문진 이사장에 임명됐다. 방문진은 MBC 대주주다. 고 이사장은 2013년 1월 보수성향 시민단체 신년하례회에서 당시 18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9월 고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고 이사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그러나 고소·고발 후 1년 8개월간 수사를 하지 않았다. 대선이 지난 올해 5월 11일에야 고 이사장의 서면 진술서를 받은 탓에 현 여권에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편 법원은 문 대통령이 고 이사장을 상대로 낸 같은 사안의 민사소송에서 작년 9월 명예훼손이 인정된다며 3,000만 원의 위자료 지급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민사소송과 형사고소·고발 사건의 성격이 다르기는 하나, 법조계에서는 앞선 재판에서 법원이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명예훼손이 성립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검찰이 고 이사장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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