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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와 만난 세월호 유족·이주노동자…그들의 소원은

■ 미디어 아티스트 보디츠코 국내 첫 개인전 '나의 소원'

김구 동상에 얼굴·목소리 투사

백범이 생각한 국가의 기품 담아

크지슈토프 보디츠코/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폴란드 출신의 미디어 아티스트와 백범 김구가 서울에서 만났다. 크지슈토프 보디츠코(74)의 신작 ‘나의 소원’을 통해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보디츠코의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회고전이자 국내 첫 개인전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기구, 기념비, 프로젝션’을 10월9일까지 서울관 제5전시실과 제7전시실에서 개최한다. 보디츠코는 “이번 전시는 수년간 작업해온 것에 대해 ‘보도’하는 것이며, 공공장소가 문화적인 전쟁을 위한 장소로 사용되는 정치적인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구의 자서전에서 제목을 따온 보디츠코의 신작 ‘나의 소원’은 김구의 동상에 얼굴과 목소리를 프로젝션 맵핑 작업을 통해 투사했다.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어머니, 탈북 노동자, 방글라데시가 고향인 한국인 배우 등 13명이 그들의 소원을 더 나아가 대한민국, 전 세계의 소원을 백범의 형상과 겹쳐 표현했다. 보디츠코는 “백범이 생각한 국가는 기품의 국가이자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굉장히 민주적인 국가”라며 “강한 힘을 가진 강국이나 제국주의적 국가가 아닌 국민의 건강, 아름다움, 문화에 초점을 맞춘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한국을 오가며 세월호 희생자를 만났고 촛불·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그는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은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나의 소원’/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나의 소원’/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보디츠코는 1980년대부터 미국 뉴욕, 독일 슈투르가르트 등 여러 도시에서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을 발표했다. 1988년에 제작한 ‘노숙자 수레’ 프로젝트, 1992년 발표한 ‘외국인 지팡이’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그가 생각한 이상적인 커뮤니티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수평선처럼 보이는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중요하다”며 “그 목표는 달성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가 정치적, 서류적인 변화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며 “문화가, 그리고 문화를 이끌어갈 아티스트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보디츠코의 196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의 주요작품 80여점이 관객을 맞이한다. 폴란드 난민으로 시작해 세계시민으로 거듭난 그의 미술관 속 ‘사회적 실천으로서의 예술’은 광장 속 민중들 항의의 연장선이다. 전시는 ‘초기작’ ‘기구’ ‘공공프로젝션’ ‘비(非)-전쟁’의 4부로 구성된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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