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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신개념 기자간담회?'…소속사의 불통이 퇴색시킨 지코의 '진정성'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을 지코의 새 앨범이 발매 전부터 미숙한 진행으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자신의 노래로 힐링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힌 그의 말이 한순간에 퇴색되는 순간이었다.

지코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CGV에서 지코 2번째 미니앨범 ‘Television’ 발매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지수진 기자




지코는 12일 오후 1시 30분 서울 마포구 동교동 홍대 CGV 1관(지코관)에서 두 번째 미니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앨범 발매 기자회견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영화관에서 행사를 진행한다고 했을 때부터 앞으로 벌어질 사태에 대해서 미리 예측해야 했던 걸까. ‘지코관’이라는 이름이 그들에게 주는 자부심은 컸을지 모르지만, 행사 진행은 그 자부심에 턱없이 모자랐다.

발표하는 앨범마다 차트 1위를 휩쓰는 것은 물론 최근 ‘쇼미 더 머니’에 출연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이날 지코 신곡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역시 수많은 기자들이 현장을 찾았다.

통상적으로 기자간담회 혹은 음악 감상회는 신곡을 미리 들어본 뒤, 기자들의 질문을 중심으로 아티스트의 앨범에 대한 생각이나 이와 관련된 뒷이야기들을 전해 듣는 형태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날 행사는 다른 행사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극장 상영관 스크린에 띄워놓은 앨범 소개 PPT를 배경 삼아 여자 MC와 지코는 30분간 앨범 트랙 하나하나 열심히 설명했고, 총 여섯 개의 트랙 소개가 모두 끝날 때 쯤 여자 MC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다소 황당했다.

“시간 관계상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질문이 있으신 분들은 소속사 직원을 통해 전달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공지였다. 시간 관계상 촉박하게 진행되는 쇼케이스나 기자간담회가 종종 있기는 하지만, 지코 소속사 측의 행사 진행은 납득하기가 어려운 점이 많았다.

‘컴백을 앞두고 시간이 촉박해서’라고 십분 이해해보려 했지만, 오히려 지코는 극장 객석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CD를 기자들에게 일일이 나눠주며 인사를 전하고 있었다. 심지어 또 한 번의 포토타임을 더 가진 뒤 무대에서 퇴장했다. 그리고 이어 스크린에서는 지코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기 시작했다.

지코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CGV에서 지코 2번째 미니앨범 ‘Television’ 발매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지수진 기자




지코의 소속사 측은 이날 행사 진행에 대해 ‘다음 영화 상영 시간’ 때문이라고 해명하지만, 그 순간 무엇이 더 중요했는지를 다시 한 번 되묻고 싶다. 이메일 혹은 다른 온라인 채널을 통해 충분히 시청 가능할 법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시청하기 위해 굳이 이 현장까지 찾을 이유가 있었는지. 더구나 다큐멘터리 상영이나 질의응답이 없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전 공지조차 없었던 부분이다.

결국 약 한 시간 가량 진행됐던 이날 기자간담회 끝에 남은 것은 ‘지코의 엄청난 팬’이라고 자처하며, 자신의 소개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여자 MC의 편향된 진행과 앞서 배포된 보도자료에 기재된 곡 소개 정도였다.

지코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인 ‘텔레비전’에 대해 소개하면서 “티비 안, 밖 그리고 티비에 나오기까지의 나를 탐구할 수 있는 앨범이다”고 밝혔지만, 이날 행사 진행은 자신을 너무 탐구한 나머지 다른 사람과의 소통까지 잊은 듯한 모습이었다.

물론 이날 지코의 행동 자체를 모두 매도할 생각은 없다. 지코는 한 곡 한 곡 자신이 최선을 다해 작업해 온 앨범에 대해 성심 성의껏 설명했고, 형식적인 간담회가 끝났을 때도 최대한 한 명 한 명에게 인사를 건네려 애를 썼다.

더불어 두 개의 타이틀곡 중 하나인 ‘안티(ANTI)’ 뮤직비디오 상영 당시에는 앞서 상영한 ‘아티스트(ARTIST)’처럼 곡 전체 상영인지, 1분 상영인지를 소속사 관계자에게 되물으며 행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간담회’라는 의미를 모르지 않았을 소속사 측의 대응은 아쉬움을 넘어 황당함만을 남겼다. 아티스트 못지않게 이 앨범을 위해 오랜 시간을 함께 고생했을 소속사 측의 수고가 판단이 부족했던 미숙한 진행으로 일순간에 퇴색된 순간이다.

이쯤에서 이번 앨범의 타이틀인 ‘텔레비전’의 의미를 소속사 측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의미로 잘못 해석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한 쪽에서만 쏟아내는 대답 없는 메아리를 끝으로 지코 측이 준비한 이날의 ‘TV쇼’도 그렇게 끝이 나버렸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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