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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코칭] 자연계의 저항력서 얻는 지혜

동봉스님·곤지암 우리절 주지

사람은 농약으로 해충 막는다지만

생명을 온실 속 화초로 가둔 행위

가꾸지 않아도 울울창창한 숲에서

스스로 치유하는 지혜 배우기를





울울창창(鬱鬱蒼蒼)의 준말이 ‘울창’이다. 곤지암의 우리절 2층 다실에서 내다보면 30m이내가 온통 울창한 자연림이다. 사람이 짐짓 꾸민 숲이 아니기에 넝쿨도 나무도 기후와 풍토에 딱 알맞다. 울창한 숲을 바라보며 엉뚱한 생각에 잠긴다. 저 숲은 농약도 치지 않았는데 어떻게 저렇게 마음껏 푸를 수가 있지. 곤충과 새들이 해충을 잡아주기 때문일까.

울금향(鬱金香)으로 빚은 술은 그윽한 향기로 천하에 이름이 높다. 울금은 튤립(鬱草)으로 잘 알려진 향초다. 이 향초로 빚은 술이 울창주다. 세상에는 다섯 가지 향기를 으뜸으로 치는데 울금향·백단향(白檀香)·용뇌향(龍腦香)·침향(沈香)·정향(丁香)이 그것이다. 사찰에서는 복장(腹藏)할 때 보살상 몸속에 이들 다섯 가지 향을 넣고 삼거웃으로 불보살상 아래를 막는다.

보살상 몸속에 다섯 가지 향을 넣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방부제다. 살균하고 소독하기 위해 청결하고 오염 없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이들 다섯 가지 향을 넣는다. 여기 울초, 즉 튤립향도 들어간다. 옛날 방식대로 복장하고 점안(點眼)한다면 요즘 보살상의 복장에도 울초는 분명 들어갈 것이다.



이들 다섯 가지 향이 좋다 한들 ‘오분법신향(五分法身香)’에 견줄 수 있으랴. 오분법신향은 계율향·선정(禪定)향·지혜향·해탈향·해탈지견향이다.

이들 다섯 가지 향에서 계율향·선정향은 닦음으로 원인향(原因香)이고 지혜향·해탈향·해탈지견향 세 가지는 닦음에 의해 생겨난 결과향(結果香)이다. 이들 인과관계는 ‘엎치락뒤치락’이다. 계율과 선정이 원인이 돼 지혜·해탈지견이 나오기도 하고 지혜·해탈지견에서 계율·선정이 나오기도 한다. 화실동시(花實同時)의 법칙을 따른다.



화실동시의 법칙이란 연꽃의 법칙이다. 연꽃은 보통 여느 꽃들과 달리 반드시 꽃이 지고 열매를 맺는 게 아니라 꽃과 열매가 동시에 나타난다. 불교의 ‘법화사상’을 대변한 꽃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의 화살은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만 흐른다고 보고 있는데 양자물리에서는 시간이 거슬러 흐르기도 한다.

동봉스님이 곤지암 우리절 앞 숲을 직접 찍고 색을 입힌 작품.


한편 합성 살충제와 제초제를 쓴 식품에 발암 성분이 있음을 DNA 변이를 통해 처음 밝혀낸 브루스 에임스 UC버클리대 교수는 나중에 유기농산물에도 합성 살충제와 제초제를 사용한 농산물보다 거의 1만 배 이상 독성이 강한 천연 살충물질이 들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어쩌면 이들 울창한 숲에는 천연 살충물질과 함께 천연 방부제가 들어 있어 이토록 울울창창 푸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이 합성농약을 통해 스스로의 생명을 온실 속 꽃으로 만든다면 자연은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야성의 천연 살충물질로 스스로를 만들어간다. 성급한 생각일지 모르나 강대국에만 의존하는 국방이 우리의 자주국방을 약하게 만들어온 것은 아닐는지.

사람은 자연이다. 그러기에 몸속에는 천연 항생물질이 있어 자연 치유를 통해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다. 그런데 보살상은 사람이 만든 것이다. 부패를 막을 수 있는 힘이 보살상 자체에는 없다. 그래서 천연 방부제인 향을 넣은 게 아닐까. 천연 방부제가 모두 식물이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지.

동봉스님·곤지암 우리절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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