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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전시회]경복궁 옆, 젊은 건축가가 심은 연꽃이 피다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7

당선작 삶것(양수인)의 '원심림' 10월9일까지

삶것(양수인) ‘원심림’/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연꽃잎과 같은 조형물이 경복궁 옆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설치됐다. 뉴욕현대미술관, 현대카드와 공동 주최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7’에서는 삶것(양수인·42)의 ‘원심림(Centreefugal Park)’을 만날 수 있다.

올해 당선작인 ‘원심림’은 숲을 의미하는 ‘원시림’과 그 안에 자리하고 있는 나무들의 생장 동력인 ‘원심력(centrifugal)’을 합성한 이름이다. 피포 초라 로마 국립21세기미술관 건축 선임 큐레이터는 ‘원심림’에 대해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은 하이테크와 로우테크를 창조적으로 결합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건축이 영구적으로 머무르는 전통의미의 건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활짝 열린 분야임을 잘 보여준다”고 평했다.

중심축이 회전하며 초록색 망이 부풀어 올라 마치 나무처럼 보이는 ‘원심목’은 회전 속도에 따라 납작한 우산과 같은 형상으로 변화해 한여름 태양 아래 그늘과 쉼터를 제공한다. 모터가 임의의 속도로 돌며 잔잔한 바람을 일으킨다. 이를 통해 한여름 무더위에 지친 관람객의 땀을 식혀준다. 원심목은 해의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의 위치가 달라진다. 관람객들은 바퀴가 달려 원심목 주위로 회전이 가능한 평상과 의자를 이용해 그늘 밑에서 쉴 수 있다. 이렇게 관람객이 직접 의자를 움직이는 행위는 원심목이 축을 따라 움직이는 것과 함께 동적인 느낌을 배가한다. 양 건축가는 “처음에는 문자메시지 등 사람의 반응에 따라 원심목의 모터가 제어되는 방법을 택했는데 작업 도중 오히려 거꾸로 사람이 반응하는 게 재미있겠다고 생각해 구조를 바꿨다”며 “원심목은 자기 나름의 생명 논리대로 돌도록 하고 사람이 직접 벤치를 돌려서 그늘을 찾도록 만들었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간단한 원심림의 구조는 작품 설치를 위해 오랜 시간 동안 마당을 폐쇄하고 바닥을 파헤칠 필요 없이 3주라는 시간 만에 작품을 설치할 수 있게 했다. 여름철 태풍이 찾아오거나 집중호우가 내릴 것을 대비해 원심목을 세 개씩 연결했다. 삼각형 구조를 통해 원심목들은 가볍지만 쉽게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는다. ‘가볍고 경제적이며 설치가 쉬운 친환경적 건축’을 꿈꿨다는 양 건축가는 “첨단기술 대신 간단한 메커니즘으로 재밌는 조형물을 만들었다”고 자신의 작품을 평했다.



한편 제8전시실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의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7’ 최종후보군이 전시돼 있다. 삶것(양수인) 외에도 최종 후보군에 오른 SGHS 설계회사(강현석, 김건호, 정현), 김재경, stpmj(이승택, 임미정), 조진만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도면, 드로잉, 스케치, 모형, 영상으로 보여준다. 1차 후보군으로 추천받은 건축가들의 대표작들과 2017년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국제 파트너 기관들의 우승작 및 최종후보작 역시 찾아볼 수 있다.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Young Architects Program, YAP)’은 뉴욕현대미술관이 젊은 건축가를 발굴하고 프로젝트를 실현할 기회를 주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프로그램으로 1998년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시작해 칠레, 이탈리아, 터키 등으로 확장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4년부터 아시아 최초로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을 주최해 올해 4회째를 맞이했다. 10월9일까지.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삶것(양수인) ‘원심림’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삶것(양수인) ‘원심림’/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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