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골퍼’ 브라이슨 디섐보(24·미국)의 실험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으로 첫 결실을 맺었다.
디섐보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디어런TPC(파71·7,256야드)에서 열린 존디어 클래식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그는 패트릭 로저스(미국·17언더파)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선두 로저스에 4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디섐보는 후반 9홀에서 버디만 6개를 뽑아내는 뒷심을 발휘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4m 남짓한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공동 선두를 이루며 먼저 경기를 마쳤다. 로저스가 17번홀(파5)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하고 18번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디섐보의 역전 우승이 확정됐다.
디섐보는 기량과 개성을 겸비한 신인이다. 2015년 역대 다섯 번째로 US 아마추어챔피언십과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챔피언십을 한 해에 석권한 그는 지난해 프로로 전향해 PGA 2부 투어 대회 우승으로 이번 시즌 정규 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특히 모든 아이언 클럽의 길이를 7번 아이언과 똑같이 맞춰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두고 이단아와 골프계 물리학자라는 상반된 평가가 나왔다. 디섐보는 이날 우승을 차지한 뒤 “정말 열심히 훈련했고 몇 년 전부터 원하던 일이 일어나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히고 “내가 시도하는 것의 진짜 의미는 어떤 일을 하는 데 많은 방법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US 오픈에서 컷오프를 당하는 등 이 대회 전까지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114위에 처져 있었던 디섐보는 우승상금 100만8,000달러(약 11억3,700만원)와 함께 2년간의 투어 시드권을 확보하는 수확도 거뒀다.
최경주(47·SK텔레콤)는 5타를 줄여 공동 25위(11언더파)로 전날보다 순위를 32계단 끌어올렸고 양용은(45)은 공동 64위(5언더파)로 마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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