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독일의 전설 속 요정 ‘로렐라이’는 아름다운 자태로 긴 머리를 황금 빗으로 빗으면서 노래를 아름답게 부른다고 한다. 이 곳을 지나는 뱃사공이나 선객이 모두 로렐라이의 목소리에 홀려 결국 난파당한다는 유명한 전설이다.
목소리로 사람을 홀리는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그리스 신화의 ‘세이렌’이다. ‘세이렌’은 ‘로렐라이’처럼 절벽과 암초들로 둘러 쌓인 섬에서 배를 타고 지나가는 선원들을 향해 노래를 불러 유혹하는 요정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지는 세 번째 주인공은 우리나라 전래 동화 ‘해님 달님’ 속 ‘호랑이’이다. 엄마를 잡아먹은 호랑이가 엄마의 목소리를 흉내 내 오누이를 홀리려는 장면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장면이다.
마지막으로 부산 장산 지역부터 전국 각지에 출몰해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과 같은 온라인 상에 각종 목격담이 올라와 화제가 된 바 있다. 또한, 2013년 웹툰의 소재로 활용된 뒤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한 장산범은 이후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해 노출되는 등 현재까지도 수 많은 목격담이 등장하면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이렇게 목소리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두려움을 주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친숙하고 그리운 대상의 목소리로 사람을 홀린다는 것이 <장산범> 만의 특징.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장산범>을 연출한 허정 감독은 “가장 친숙한 소리들이 무서운 순간으로 변할 때의 서스펜스와 미스터리를 그리고 싶었다” 라며 영화 연출의 계기를 밝혔다.
<장산범>은 8월 17일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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