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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주공 5단지 전용 53㎡ 10억대 돌파…6·19대책 비웃는 시장

개포 5·6·7단지 한달새 최소 5,000만원 껑충

강남권 아파트 단지 매매가 상승세도 여전

김현미 장관 "집값 불안 지속땐 강력 대책 마련"

“한 달 전 개포주공 5단지 전용 53㎡는 9억8,000만원선에서 호가를 불렀지만 요즘 10억4,000만원을 준다고 해도 매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죠.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생각에 내놓았던 매물도 싹 거둬들이는 모습입니다.” (개포동 A공인중개 대표)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중층 아파트단지(개포주공 5~7단지)들의 시세가 연일 최고가를 다시 쓰며 가격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 과열의 한 축으로 꼽혀왔던 개포 저층 단지(개포주공 1~4단지)의 매매가가 급격하게 오른 데 이어 최근 인근 중층 단지로 열기가 옮겨붙은 모양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6·19대책을 꺼내 들었지만 강남권 아파트들의 상승세는 쉽사리 꺾이지 않을 태세다.

이와 관련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18일 6·19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해 “대내외 경제여건 호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시중 유동성도 여전히 풍부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과열 재발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18일 일선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개포 5단지 전용 53㎡는 6·19대책 이전인 지난 5월 9억7,000만~9억9,000만원에서 최근 10억3,000만~10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5단지 전용 61㎡ 역시 같은 기간 집주인들이 약 10억원에서 12억원까지 가격을 올렸다. 개포동 B공인 대표는 “5단지는 6·19 이전과 비교하면 모든 면적에서 최소 5,000만원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6단지 전용 53㎡도 5월 10억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최근 빠르게 투자자 및 수요자들이 몰려들며 10억5,000만~10억7,000만원으로 시세가 형성됐다. 7단지 전용 60㎡도 5월 중순 9억4,000만~9억7,000만원에서 최근 11억원으로 상승했다. 다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R공인 대표는 “현재 매물을 잡는 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완벽한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면서 “최근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분위기에서 집주인들은 매물을 내놓기가 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개포동에 대한 관심은 저층 단지에 집중됐다. 재건축 속도가 빠르고 가구 수가 많은 등 사업성이 뛰어나다고 인식되면서다. 하지만 저층 단지들의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면서 중층 단지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관심도 몰리는 모습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개포 5·6·7단지는 중층 단지 중에서도 대지지분이 큰 편에 속한다”면서 “5월 5단지가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중층 단지로 관심이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 6개 동 940가구를 최고 35층 총 1,307가구로 재건축하는 5단지는 5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재건축 추진위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6·7단지는 정비구역 지정이 서울시 심의에서 보류된 바 있지만 현재 추가 보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도 강남권 아파트 단지들은 정부의 6·19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매매가 상승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또 개포 5·6·7단지와 같이 주요 재건축 단지의 상승세가 인근 단지까지 들썩이게 하는 양상도 일부 목격된다.

송파구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잠실주공 5단지’의 전용면적 76㎡형은 최근 15억4,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밖에 리센츠·레이크팰리스·트리지움 등도 지난 일주일 새 최고 4,000만원이나 올랐으며 집주인들은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이번 대책에 타격을 받지 않으며 오히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걷어들이고 호가를 높이는 중이다. 이런 분위기 덕에 대치동 ‘래미안팰리스1’의 전용 114㎡도 23억원을 넘으며 최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오는 8월께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 발표가 예고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이날 “집값 불안이 계속된다면 강력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취임 이후 6·19대책의 한계와 과열 재발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밝히면서 추가 대책의 강도와 관련해 “강력하고 종합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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