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골프대회인 브리티시 오픈(디 오픈)이 올해도 골프팬들의 7월을 책임진다.
146회째인 올해 디 오픈은 20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잉글랜드의 로열 버크데일GC(파70·7,156야드)에서 열린다. 이 골프장에서 디 오픈이 열리기는 지난 2008년 이후 9년 만이자 10번째. 이곳에서의 마지막 디 오픈 챔피언은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다. 9년 전 최종일 해링턴은 당시 53세의 나이로 마지막 9개 홀을 남길 때까지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그레그 노먼(호주)이 결국 77타를 기록하는 사이에 69타를 쳐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로열 버크데일은 디 오픈을 개최하는 10곳의 링크스 중 가장 공정한 코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페어웨이 굴곡이 없기 때문에 적어도 잘 보낸 볼이 경사지를 맞고 러프나 벙커에 박히는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무성한 러프와 좁고 깊은 항아리 모양의 벙커, 페어웨이와 그린의 모호한 구분, 가혹한 굴곡의 그린 주변 지형 등 바닷가 링크스 코스의 다른 특징들은 모두 갖추고 있다. 대회 기간 내내 비와 강풍 예보도 있어 골프팬들은 ‘자연과의 싸움’이라는 디 오픈의 진정한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세 번째 메이저인 이번 대회의 우승자 전망은 어느 때보다 어렵다. 전통의 강자들 중 최근 뚜렷하게 상승세를 보인 선수가 드물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3승의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메이저인 US 오픈 등 최근 2개 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했다. 지난달 말 PGA 투어 통산 10승을 채운 세계 3위 조던 스피스(미국)가 최근 성적으로는 가장 주목할 만하다.
세계 1~6위의 ‘빅6’ 중 이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는 4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뿐이다. 2014년 로열 리버풀에서 클라레 저그(디 오픈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대회장인 로열 버크데일은 로열 리버풀 인근에 있다. 매킬로이가 자신감을 가질 만한 이유다. 그는 최근 유럽 투어에서 2주 연속 컷오프 당했지만 로열 버크데일을 미리 찾아 연습할 시간은 더 많았다.
세계 2위까지 올라선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2015년 디 오픈 공동 4위의 제이슨 데이(호주)도 우승후보다. 도박업계에서는 신예 혼 람(스페인)의 깜짝 우승을 점치고 있다.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우승자인 그는 최근 디 오픈 리허설 격인 아일랜드 오픈에서도 우승했다.
한국 선수들은 김시우·강성훈·안병훈·왕정훈 등 8명이 나선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 김시우는 1·2라운드 조 편성에서 디펜딩 챔피언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메이저 2승의 스피스와 함께 묶여 달라진 위상을 확인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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