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목표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무역적자 감축’을 최우선순위에 올렸다. 특히 인위적 통화 약세를 방지하는 ‘환율조작 금지’ 조항까지 이례적으로 포함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나프타 개정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미 USTR는 총 22개 항목으로 구성된 개정 가이드라인에서 ‘나프타 국가와의 교역에서 발생하는 무역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첫 번째 항목에 명시했다. 상대국이 불공정한 상대적 이익을 누릴 수 있는 환율조작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환율 조항’도 협상 가이드라인에 들어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무역협정에 환율 조항을 포함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나프타는 미국 정부가 가장 먼저 재협상에 착수하는 무역협정으로 한미 FTA 등의 기준점 역할을 할 수 있어 환율 조항이 실제로 포함될 경우 한국·일본 등과의 개정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도 환율 조항 포함을 요구했으나 일본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한 외신은 “캐나다와 멕시코는 환율조작국으로 여겨지지 않음에도 가이드라인에서 (환율 문제를) 언급한 것은 한미 FTA 수정 협상 같은 미래 무역협상의 본보기를 만든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미 USTR는 나프타 역내국에서 부품조달 비율이 특정 기준을 넘으면 관세를 면제하는 ‘원산지 규정’도 강화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완성차의 경우 역내 부품조달 비율이 62.5%를 넘으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데 이 기준을 변경해 미국산 부품의 수출 촉진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나프타 재협상은 다음달 16일께 시작된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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