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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유탄맞은 클래식...기업들 지원 17.8% 줄어

메세나협회, 지난해 기업 문화예술 지원 현황 집계

지원 금액 증가했으나 기업·사업수 모두 감소





지난해 기업들의 문화예술지원 규모가 증가했으나 콘서트홀 등 인프라 운영에 따른 투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기업심리 위축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여파 속에 지원사업이 줄고 장르별 편식도 심해졌다. 특히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클래식 분야 지원 규모도 17% 이상 줄었다.

19일 한국메세나협회가 발표한 ‘2016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는 전년도 보다 12.2% 증가한 2,0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롯데콘서트홀 개관 이후 운영비 지원에 따른 것으로 실제로 전체 지원액의 58.5%를 차지하는 인프라 지원액(1,184억8,000만원)이 전년 보다 23.6% 늘어나면서 전체 지원 규모 증가세를 견인했다.

지원 기업수와 사업건수도 497개, 1,463건으로 전년 보다 18.4%, 5.3%씩 줄었다. 메세나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정치적 악재들로 인해 소액기부를 하던 기업들이 기부를 철회했다”며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기업의 문화소비심리 위축 등도 실질적인 감소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원 분야별로는 인프라 지원액이 23.6%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미술·전시(172.7억원·4.7%), 문화예술교육(112.2억원·1.9%) 부문 지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오케스트라, 오페라 등을 포함한 클래식 분야 지원은 17.8% 감소한 35억원을 기록했고 무용(-35.6%), 뮤지컬(-23.1%), 문학(-19.6%), 연극(-14.1%), 영상·미디어(-13.8%) 등 대부분의 장르가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지원 주체별로는 기업 출연 재단을 통한 지원이 919억 4,800만 원으로 전체 문화예술 지원금액의 45.4%를 차지했다. 협회 관계자는 “기업 출연 재단을 통한 지원 비중이 꾸준히 증가한 것은 각 기업이 사회공헌 전략에 따라 문화예술분야를 위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목적사업을 전개한다는 의미”라면서도 “다만 재단 지원 금액의 75%(약 690억 원)가 인프라 운영에 치우쳐 있어, 기업 출연 문화재단의 사회공헌 활동이 하드웨어 지원에만 집중되는 경향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기업별로는 서울(홍대), 춘천, 논산 등에서 상상마당을 운영하는 KT&G가 1위를 차지했고 기업출연재단 가운데선 삼성문화재단이 가장 많은 금액을 문화예술 분야에 지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문 결과도 나왔다. 올 3~5월 메세나협회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414개사 중 23.8%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문화예술 지원 관련 지출을 축소하거나 중단했다고 답했고 올해 지출금액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비율도 17.7%에 달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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