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왕성한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섰던 중국 부동산·엔터테인먼트 업체 다롄완다그룹이 중국 당국의 규제 압박으로 결국 핵심사업인 호텔과 테마파크 부문을 매각했다.
20일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완다상업은 호텔 사업을 푸리부동산에, 문화·엔터 사업 분야는 수낙차이나그룹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완다는 베이징 완다자화호텔 등 77개 호텔의 경영권과 지분을 199억위안(약 3조3,000억원)에 푸리부동산에 양도하기로 하고 내년 1월까지 인수금액을 지불할 방침이다. 바이산리조트를 비롯한 13개 리조트와 테마파크 지분 91%는 438억위안에 수낙차이나에 매각한다.
완다가 주력 핵심사업을 경쟁 부동산 업체들에 넘기는 것은 중국 당국의 금융조사 압박과 자금난 때문이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완다의 지난 4~5년간 해외기업 인수 중 여섯 건이 당국 투자 규정을 위반했다며 은행들에 완다의 자금상황을 조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완다가 2012년 미국 대형극장 체인 AMC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후 공격적인 M&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무리하게 해외에 유출됐을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중국 당국은 또 완다 테마파크 사업을 인수한 수낙차이나에도 신용 리스크 조사를 조사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건설은행은 최근 수낙에 대한 15억위안의 대출을 취소하기도 했다. 완다가 당초 부동산 업체 수낙차이나에 두 사업 분야를 모두 팔려다 일부 사업을 푸리부동산으로 넘기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 당국은 중국의 대형 가전유통 업체 쑤닝그룹이 지난해 이탈리아 축구클럽 인터밀란 지분 70%를 인수한 것에 대해서도 압박하고 있다. 중국 관영 CCTV는 최근 방송에서 쑤닝의 인터밀란 인수는 사실상 자산이전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자산이전이라는 표현은 국부손실이라는 뜻을 내포해 당국의 조사가 이어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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