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지난 20일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점거농성을 주도한 학생 8명을 무기정학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4명의 학생에게는 각각 정학 12개월과 9개월, 6개월(2명)의 징계를 내렸다. 징계사유는 행정관 불법 점거 및 불법 재점거와 점거 동안의 불법행위 등이다.
학교 관계자는 “228일 동안 대학본부를 불법 점거해 행정을 마비시키는 등 혐의사실이 명확하고 징계위 출석 거부 등 반성의 기미도 없어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며 “다만 과거 징계받은 사실이 없고 교육적 차원에서 개전의 기회를 주기 위해 관용을 베풀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서울대가 교내 갈등으로 학생을 징계한 것은 2011년 법인화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본관 점거농성을 벌인 후 6년 만이다.
중징계 결정을 계기로 시흥캠퍼스를 둘러싼 학교와 학생들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와 학생들은 11일 시흥캠퍼스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취지로 ‘시흥캠퍼스 관련 문제 해결과 신뢰 회복을 위한 협의회’를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
학생들은 징계 사실이 공표된 직후에 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는 야만적 징계 탄압을 지금 당장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임수빈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은 대규모 징계를 내리면 학생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아무 말도 못 할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착각”이라며 “학생들이 징계를 받는다고 해서 시흥캠퍼스의 문제점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징계와는 별도로 시흥캠퍼스 협의회를 통한 학교 측과의 대화에는 예정대로 참여해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의 문제점을 낱낱이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에 반대한 학생들은 지난해 10월10일부터 올해 3월11일까지 153일 동안 본관을 점거했다. 이어 5월1일부터 7월14일까지 75일간 재차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점거농성 기간은 총 228일로 서울대 역대 최장 기록이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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