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22일 추가경정예산안 본회의 지연 처리에 대해 네 탓 공방을 벌였다. 국회는 이날 오전 추경안을 처리하려 했지만 한국당의 집단퇴장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본회의가 열린 지 한 시간이 지나서야 뒤늦게 가결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문재인 정부 발목잡기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또 추경 처리가 45일 만에 지각 처리된 데 대해서도 한국당의 반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11조원 규모 일자리 추경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논평을 통해 “한국당은 새 정부와 여당 흔들기에 매몰 돼 국민은 뒷전인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오늘 추경 통과를 계기로 새 정부 발목잡기를 멈추고 국민을 보고 가는 길에 함께 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발목잡기 정도가 아니다”라면서 “문재인 정부를 보고 정치를 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추 대표는 한국당이 표결 시작 즉시 본회의장을 퇴장한 데 대해 “수재가 나고 가뭄이 오랜 기간 이어졌고 일자리가 없어서 국민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그런 민생을 팽개친 의원들에 대해 국민들이 뭐라고 하겠느냐”고 성토했다.
한국당은 추경 본회의 통과 즉시 의원총회를 열고 “세금으로 공무원 증원은 안 된다”며 잘못된 추경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분회의 집단퇴장과 추경 지연 처리에 대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세금으로 공무원 수를 증가하는 것은 우리 미래세대에 너무 큰 부담으로 (추경 통과를) 우리가 끝까지 반대했고 견지했다.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본다”며 “불참이냐 표결이냐 의원들 각자 맡긴 것은 우리 의사를 국민에게 분명히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또 민주당 의원 20여명이 불참한 데 대해 외유성 출장을 이유로 추경 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렇게 중요한 추경 처리 때 외국을 나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을 것”이라며 “애초 (의결정족수에) 4명이 부족하다고 들었는데 중요한 시점에 (국내에) 들어오지 않고 이 시점에 출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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