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28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간담회에 그룹 총수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는 법인세 인상을 비롯한 각종 현안을 놓고 문 대통령과 기업인 간에 심도 깊은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27일에는 농협을 제외한 그룹별 자산순위 2·4·6위 등 짝수그룹이, 28일에는 1·3·5위 등 홀수그룹이 각각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간담회 첫날에는 자산 순위 2위인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LG(4위)·포스코(6위)·한화(8위)·신세계(10위)·두산(12위)·CJ(14위)그룹과 오뚜기가 참석한다. 둘째날에는 자산 규모 1위인 삼성그룹 외에 SK(3위)·롯데(5위)·GS(7위)·현대중공업(9위)·KT(11위)·한진(13위)그룹 등이 문 대통령과의 대화에 나선다.
◇누가 참석하나…총수 대거 참석할 듯=재계와 여권에 따르면 이번 만남이 문 대통령과 재계와의 첫 상견례 자리인 만큼 상당수 그룹 총수들이 직접 참석하고자 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를 주관하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외에 최태원 SK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등이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참석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최저임금·법인세 인상 등 광범위한 논의 이뤄질 듯=이번 대통령과 재계 간담회 테이블에는 새 정부의 역점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방안이 오르는 것은 물론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법인세 인상 이슈 등에 대해서도 폭넓은 논의가 오고 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업 부담이 가중되는 정책이 연이어 추진되고 있는 만큼 개별 현안에 대한 정부 지원을 호소하는 기업도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노사 관계 중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타격으로 인한 대중국 소통 채널 마련, 친환경차 보급 등을 건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파업으로 3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던 현대차는 이달 노조가 파업 요건을 갖추면서 올해도 임금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신세계 등은 유통 규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대형 할인점처럼 복합 쇼핑몰도 한 달에 두 번 휴점하도록 영업 제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경영 리스크가 대폭 커졌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의 방침을 일방적으로 양해해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기업의 고충과 제안을 함께 듣고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중견, 소상공인과도 잇단 회동 예정=문 대통령은 이번주 재계 회동 이후 노동계,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과도 잇따라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당초 이번 간담회에 참석이 점쳐졌던 대기업 사원, 노조 대표 등은 추후 노동계 간담회 등에 참석하게 된다. 대한상의 고위관계자는 “대통령과 사원, 노조 대표 등이 기업인과 한꺼번에 간담회를 하면 재계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고 전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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