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광진구청 방향으로 대로변을 걷다 보면 연면적 1만7,700㎡ 부지에 지하 3층~지상 8층 규모의 광진경찰서 신청사를 마주하게 된다. 광진구 주민 임주이(22)씨는 “요즘 데이트폭력이나 성범죄 뉴스를 보면 항상 무서웠는데 집 근처에 경찰서가 들어오니 늦은 밤에도 안심하고 다닐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일선 경찰의 신청사 이전이 본격화하면서 경찰 내부 직원과 지역 주민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찰의 신청사 이전은 건물 노후화로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할 경찰서 31곳 중 25곳의 건축 연한이 20년을 넘긴 노후 건물이다. 이 가운데 18곳은 건축연한이 30년을 넘어 안전성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1976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문을 연 강남경찰서도 이러한 안전 문제로 신청사 건립에 들어갔고 오는 9월 초 입주를 앞두고 있다. 1971년에 지어진 혜화경찰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개축 공사에 들어가고 구로경찰서도 내년에 신축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밖에 서대문경찰서 등 다수의 경찰서도 같은 이유로 신청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시설이 노후화된 경찰서는 주차장과 업무공간이 비효율적이고 비가 오면 물이 새는 곳까지 있어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건물이 오래되다 보니 냉방시설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체감온도가 40도까지 올라 업무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며 “신청사로 이전하면 쾌적한 환경 속에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지역 주민들도 신청사 이전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강남구 주민 박동문(77)씨는 “신청사가 아주 보기 좋게 잘 만들어졌다”며 “아무래도 경찰서가 근처에 있으면 강력범죄가 줄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청사 주변 상권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광진경찰서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2)씨는 “경찰서는 수백 명에 이르는 경찰 직원뿐 아니라 많은 민원인이 찾는 곳이니 손님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5년 10월 강동경찰서 신청사가 강동구 성내로로 이전하자 식당·편의점 등 청사 일대 상가의 권리금이 오르기도 했다. 강동경찰서 인근 A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청사가 입주하고 일대 상가의 권리금과 땅값이 소폭 올랐다”고 전했다.
반면 신청사 이전을 꺼리는 주민도 있다. 대형 공공기관이 들어서면 지역 개발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혜화경찰서 인근의 한 상인은 “공사 기간 중 시끄럽고 먼지도 날릴 텐데 혹시 장사가 안될까 걱정”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손태규 단국대 교수는 “좋은 시설을 갖춘 새로운 경찰서에서 근무하면 직원들 업무효율도 올라가고 궁극적으로 주민 치안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 결국 지역 주민들에게 득이 된다”고 말했다.
/박우인·김정욱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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