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첫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크리미널마인드’에서는 국가범죄정보국 범죄행동분석팀 NCI(이하 NCI)와 경찰 김현준(이준기 분)이 경기서남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를 추적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기에 앞서 ‘크리미널 마인드’는 서울에서 일어난 폭발물 테러를 보여주며 시작을 알렸다. 폭탄을 설치한 범인과 NCI의 팀장 강기형(손현주 분)은 두뇌싸움을 벌였고, 이후 강기형은 범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강기형에 앞서 그의 상사가 잘못된 판단을 내렸고, 결국 경찰특공대 폭발물 처리반은 그대로 폭탄에 노출, 김현준은 눈 앞에서 동료가 사망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됐다. 결국 이 날의 사건은 강기형에게 트라우마를, 김현준에게는 NCI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남겼다.
그로부터 1년 후 납치사건이 벌어졌다. 한 여성이 중고 자동차를 구매하기 위해 한 남성을 만났다가 행방이 묘연해 진 것이다. 연쇄 납치 살인사건이 벌어지자 NCI 팀은 NCI는 프로파일링 결과 네 번째 피해자는 4일 만에 죽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에게 남은 건 2일 뿐이었다. NCI는 경찰과 공조 수사에 나섰지만, 프로파일링에 대한 불신을 가득한 김현준은 독자적인 수사를 펼쳤다.
폭발 사건 이후 1년 동안 활동을 하지 않은 강기형은 하선우(문채원 분)의 복귀 제안을 받고 사건에 복귀했다. 복귀한 강기형은 바로 프로파일링을 시작했고, 분석결과 피해자가 죽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의 말대로 피해자는 죽은 채 발견됐다.
그 사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했다. 그는 바로 1년 전 폭발사고로 죽은 김현준의 후배 여동생인 여동생 최나영(뉴썬 분)이었다. 최나영은 김현준에게 운동화를 주기 위해 용의자를 만났고, 그대로 납치됐다. 최나영과 통화하는 도중 최나영의 납치 사실을 알게 된 김현준은 곧바로 그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
그 사이 NCI는 프로파일링 결과를 토대로 용의자를 찾았고, 유민영(이선빈 분)을 통해 그를 체포하는데 성공했다. 그렇지만 그의 집에 최나영은 없었다. 이미 공범이 최나영을 빼돌린 것이다. “내가 꼭 반드시 그 새끼 잡는다”며 분개한 김현준은 강기형, 하선우와 협조를 하면서, NCI는 본격 공조수사에 돌입했다.
‘크리미널마인드’는 미국 ABC Studio에서 제작한 ‘크리미널마인드’의 한국판이자 범죄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심리를 꿰뚫는 프로파일링 기법으로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범죄 심리 수사극이다. 원작이 되는 ‘크리미널 마인드’는 전 세계 200여개 국가에서 방영되며 2005년부터 13년째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 드라마로, tvN에서 세계 최초로 리메이크에 나섰다.
원작 ‘크리미널 마인드’의 마니아층이 형성될 만큼 국내에서도 팬층이 두터우며, 캐스팅 역시 손현주, 이준기, 문채원, 이선빈, 유선 등 ‘믿고 보는 배우’들로 라인업이 완성된 만큼 작품에 거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막상 뚜껑을 연 ‘크리미널 마인드’는 촘촘하지 못한 스토리 전개와 연출 구성은 극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게 만들었다. 폭발사고에서 살인사건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허술했으며, NCI에 대한 불신으로 독단적인 행동을 하면서 쉽게 흥분하는 김현준의 모습을 그리는 설정 가운데 설득력이 다소 떨어지다 보니 ‘민폐 주인공’처럼 보였다. 이렇다 할 정보도 충분히 주어지지 않은 가운데 프로파일링 결과 범인을 검거하는 모습은 급작스러웠으며, 중요한 과정 하나를 실수로 빼 먹은 듯 어정쩡한 느낌마저 들게 만들었다.
문제는 드라마 전체가 촘촘하지 못한데다, 극에서 전해주는 전반적인 캐릭터 설명이 부족하다 보니, 이에 대한 연쇄작용으로 배우들의 연기 또한 어색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데뷔 이래 연기력으로 혹평을 받은 적 없었던 이준기였지만 ‘크리미널 마인드’에서 김현준이라는 인물에의 트라우마만 강조하다보니, 그의 연기가 다소 과장돼 보이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했다. 문채원 역시 필요 이상으로 딱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제작발표회 당시 ‘크리미널 마인드’의 홍승현 작가는 “원작은 이상심리, 범죄자의 심리를 개인적인 문제와 가깝게 다루고 있는 반면 우리는 범죄를 개인의 문제로 놓고 보기보다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이나, 여러 갈등 구조를 보는 만큼, 원작에서 보여주는 범죄와는 다른 색깔이 다르다”고 말한바 있다. 최대한 국내 정서에 맞춰 대본을 집필하겠다고 밝힌 홍 작가였지만, 정작 공개된 ‘크리미널 마인드’의 범인들은 개인의 문제도, 사회적인 문제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니었다.
작품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높았던 까닭에 실망이 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지 이미 오래다. 더 이상 어설픈 실력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1회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성급할 수 있다. 다만 ‘크리미널 마인드’에 대한 호불호가 강하게 나뉘는 만큼, 향후 연출 방향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로 해 보인다.
한편 ‘크리미널 마인드’는 매주 수목 오후 10시50분에 tvN에서 방송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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