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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군함도’ 송중기 “내 성격 촌스러운 것 맞아..‘척’하는 게 안 돼”

“송중기는 촌스러운 사람이다”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증언이다. 송중기를 만나면, ‘촌스럽다’는 표현이 이렇게 멋스러운 의미가 될 수 있구나를 느낀다. 송중기는 가식을 싫어한다. 할 얘기가 있으면 해야 하고, 풀어야 할 게 있으면 풀어야 했다. 이번 송혜교와의 결혼 소식, 영화 ‘군함도’ 출연도 이에 일맥상통하다.

배우 송중기 /사진=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송중기는 최근 송혜교와 연인 사이임을 밝히며 10월 31일 결혼을 공식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여기에 26일 개봉한 ‘군함도’로 5년 만의 스크린 복귀까지 겹경사다. 송중기는 극 중 OSS 광복군 박무영 역을 맡아 연기했다.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가감 없는 고백, 명명백백 밝히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영화의 출연을 망설이지 않았다.

최근 서울경제스타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송중기는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킬링타임용이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인생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 영화는 이제 내 생활과 직업 모두가 돼서 엄청난 가치가 있다. 하면 할수록 영화가 더 소중해지는 것 같다”고 영화의 가치에 대해 입을 열었다.

‘군함도’에 출연을 결정한 이유로는 “이제는 내가 무엇을 하든지 따르는 평가가 있고, 보시는 분들이 더 많아졌다. 그래서 더 진중하게, 그 전에 솔직하게 행동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있어 보이는 척을 하면 그 안에 둘러싸일 뿐이라 생각한다. 딜레마에 빠지지 않기 위해 소신대로 행동하고 싶더라. 내가 배우로서 연기하는 과정을 즐기려고 한다. 내 역할의 대소를 가리려고 하지 않는다. 그걸 따지면 오히려 더 힘든 것 같다”고 밝혔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섬)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태평양 전쟁 이후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수많은 조선인들이 군함도에 끌려가 갖은 노역을 한, 우리나라 역사의 비극적인 단면이다.

배우 송중기 /사진=블러썸 엔터테인먼트


특히 역사적 사실로 만들어진 영화에 참여한 소감으로는 “류승완 감독님도 말씀하셨듯이, 제일 부담감이 큰 건 감독님이셨겠다. 그래서인지 저희 배우들도 홍보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이렇게 진지한 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소재가 이렇다보니 진중해지더라. 영화 가운데에 있는 배우로서는 우리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더 노력했다. 소재에 비해 영화가 재미없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그 다음에 영화를 보고 역사적 사실들을 관객들이 알게 된다면 우리로서는 기쁜 일이겠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충무로의 중심에 선 류승완 감독과 한 첫 작업이어서 더욱 의미가 클 터. 실제 류승완 감독을 만난 소감으로는 “이번 영화로 류승완 감독님을 처음 뵀는데, 이번 기회에 많이 좋아졌다. 사람으로서도 멋있고, ‘영화쟁이’로서는 더 멋있더라. 감독님은 머릿속에 온통 영화만 있는 분이시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저 정도가 돼야 하는 구나’를 여실히 느꼈다. 그리고 굉장히 가정적인 분이시다. 느낀 게 많았다. 촬영하면서는 경험이 많으셔서 그런지 힘들게 찍을 것을 효율적으로 찍으셨다. 내가 출연배우들 중 경험이 적다보니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현장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감독님은 굉장히 매력이 있으시다. 달변가이시기도 하다. 기교가 아니고 평소 마인드가 확고하셔서 그런 것 같다. 감독으로서도, 사람으로서도 매력적이신 분이다. 감독님에게 영향 받은 것은, 사회, 정치, 문화 분야에 상식적인 것에 관심이 많으시다. 아이 셋을 키우는 아빠라서 그런지 정의로운 걸 따지신다. 내가 반성을 했던 부분이기도 한데, ’군함도‘를 찍으면서 내가 무지했던 부분도 알게 됐다. 이 영화의 이야기가 지난 사회적 분위기와도 잘 맞았다고 생각했다. 270억 규모의 영화에 출연한 것은 나에게 정말 큰 경험이었다. 나에게도 발전적인 시간이었다. 나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썰전’을 다 챙겨봤다. 모르고 연기하면 부끄러울까봐 더 관심을 가졌다”

송중기는 ‘한류스타’의 대표주자다. 지난해 초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국내 대대적인 신드롬을 모은 것으로 모자라,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어 모으면서 주연인 송중기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치솟았다.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폿 아이치이에 국내 드라마로는 최고가인 회당 25만달러(한화 약 3억원)로 판권을 판매했을 정도다. 아시아 외에도 유럽에까지 판권을 판매했으며 약 3조원대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렇게 송중기는 주춤했던 한류에 다시 불을 지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우 송중기 /사진=블러썸 엔터테인먼트


그 증거로, 이번 ‘군함도’ 제작보고회 때부터 영화가 소개된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주변에는 수많은 국내·해외 팬들로 북적였다. 상당수의 팬들이 ‘송중기’라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대형 포스터 현수막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장관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만큼 작품 하나가 어마어마한 파급효과를 낳을 수 있는 입지인 송중기다.

일제의 만행을 고발함으로써 특히 일본 팬들을 잃을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이 나오자 송중기는 “소탐대실하면 안 되는 것 같다. 어떤 행동을 함으로써 적이 생길 수도 있고 모든 선택에는 후회가 따른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어떤 선택이든 후회가 따른다면 차라리 소신대로 솔직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뭔가 아닌데 이걸 묵인하고 더 큰 영광이 생긴다면 그게 가치가 있을까도 생각했다”고 강단있게 답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돈은 더 벌 수 있겠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님께서도 내 성격이 촌스럽다고 하셨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가 안 된다. 알맹이가 없는데 ‘그런 척’하며 사는 게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영화의 내용이 만약, 억지로 지어내서 우리가 거짓을 덧씌웠다면 내 성향상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충분히 있었던 일을 풀어낸 영화이니, 현재까지 한일 관계에서도 관련 이슈가 많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말 그대로 내가 한국 작품으로 인기를 얻어서 ‘한류’이지 않느냐. 나에겐 당연히 ‘한국’이 베이스다”고 소신을 강조했다.

송중기는 한 예로 “언론시사회 전에 소속사 이사님께서 한 편지를 건네주셨다. 내가 데뷔 때부터 응원해준 일본팬분이 보내신 거다. 내용은 다 밝힐 수 없지만 그 편지를 읽고 이번에 영화를 개봉하면서 많이 힘이 된 것 같다. 그 분의 의견이 굉장히 와 닿았다. 항상 꾸준히 응원해주신 분인데, 이번에 ’군함도‘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전해주셨다. ‘내 선택이 맞았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라고 전하며 스스로의 선택에 흐뭇해했다.

배우 송중기 /사진=블러썸 엔터테인먼트


‘군함도’에서 송중기가 가장 돋보이고, 심지어 아름다워 보이는 장면이 하나 있다. 비밀스럽고 파렴치한 한 음모를 깨닫고 하시마섬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에게 이를 설득하는 장면이다. 어두컴컴한 동굴에서 조선인들 모두가 모여 하나가 되는 이 장면은, 대한민국의 촛불민심을 떠올리게도 한다. 송중기가 이 같은 상황이 놓인다면, 불의에 어떻게 맞설까.

“내 성격이 촌스러워서 무영이의 방식대로 했을 것 같긴 하다. 황정민 선배도 말씀하셨던 부분이다. 상황을 가정해 봤을 때 그걸 보고 그냥 지나갈 수 있었을까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 영화의 주인공은 소희(김수안)와 강제 징용된 여인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약자들을 봤을 때 과연 그런 상황을 넘어갈 수 있을까 싶다”

송중기는 2010년 한 인터뷰에서 7년 후 ‘두 아이의 아빠가 될 것 같다’고 예측한 만큼 가정을 꾸리는 것을 알게 모르게 희망해왔다. 한결 같은 배우인 것 같다는 말이 나오자 송중기는 “일단 결혼은 이뤘다.(웃음) 결혼 생각은 늘 있었다. 송혜교 씨랑 저랑도 많이 주목해주시는 배우인데, 둘이 있을 때는 평범한 커플이다. 우리끼리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사는 직업인데, 그런 관심이 싫다고 하는 건 건방진 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도 연약한 사람이다 보니 우리끼리 간직하고 싶은 게 있겠다”고 연인 송혜교와의 애틋한 관계를 과시하며 과도한 사적 침해는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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