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이 원유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의 약세 속에서도 연일 상승하며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호재와 전기차 보급에 따른 장기적인 수요 확대에 힘입어 구리 값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10월 인도분 구리선물은 장중 톤당 6,400달러를 기록하며 2015년 5월 이후 최고가에 달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는 등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가팔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더해 중국 당국이 재활용구리 스크랩 수입을 내년 말부터 금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중국은 글로벌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최대 구리 수입국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의 구리 스크랩 수입량은 지난해 120만톤에 이어 올해도 127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수입이 금지될 경우 정제구리 수요가 연간 75만~90만톤가량 증가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시장 전망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달러화로 거래되는 구리 수요 증대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무엇보다 각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구리 가격의 장기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당초 기대보다 늦어진다고 해도 다른 국가들의 인프라 투자가 매우 강하고 중국 수요도 상승세를 보이는데다 “주요 광산의 파업 및 수출금지 등 단기적 상승요인도 상당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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