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태어나는 신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30만명대로 진입할 게 확실시되고 있다. 한해 출생자 수 30만명대는 국내 인구학자들 사이에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선이다. 사교육비 증가와 집값 급등, 취업난, 보육시설 미비 등의 여파로 저출산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증가로 경제 성장 둔화, 고령화 등 사회 전반의 메가톤급 파장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보건복지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는 2017년 출생아 수는 36만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올 들어 1∼5월 누적 출생아 수는 15만9,600명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줄었다. 역대 최저 기록이다.
우리나라의 한해 출생아 수는 지난해까지 겨우 40만명선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출생아수는 40만6,300명으로 역대 최소였다. 통계청이 2016년 12월 내놓은 장래인구추계(2015∼2065년)의 전망치 42만4,000명보다 1만8,000명 적었다. 출생아 수는 1970년대 한해 100만명에서 2002년에 49만명으로 절반으로 감소하더니 40만명대로 추락했다. 신생아 수가 세계에서 유례없이 속도로 급감하면서 인구절벽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는 통계청 전망보다 훨씬 빠르게 줄면서 2040년에는 20만명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여성 인구와 연령별 사망확률 등을 토대로 합계출산율(여자 한 명이 15∼49세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한 결과, 출생아 수는 2040년 26만7,000명, 2060년 20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971년 4.54명을 정점으로 1987년 1.53명까지 추락했다. 1990년대 초반에는 1.7명 수준으로 잠시 늘었지만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고 작년에는 1.17명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저출산은 고령화 속도를 높여 노동시장의 활력을 줄이고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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