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30일 전략무기로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한반도 상공에 전격적으로 전개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 공군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반도 상공에 B-1B 2대를 전개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번 B-1B 비행이 지난 4일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시험발사와 전날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 8일에도 B-1B 2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 실사격훈련을 한 바 있다. 미 장거리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공개적으로 실사격 훈련을 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B-1B는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B-52,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적지를 융단폭격할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췄다.
최대 탑재량이 B-52와 B-2보다 많아 기체 내부는 34t, 날개를 포함한 외부는 27t에 달한다. B-1B는 B-52, B-2와는 달리 핵폭탄을 탑재하지는 않는다. 당초에는 핵 폭격기로 개발됐으나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2011년 핵폭탄 탑재 장치를 제거했다.
B-1B는 핵무장은 못하지만 F-16 엔진 4대를 장착해 한 번의 출격으로 대량의 재래식 폭탄을 융단폭격할 수 있다. 스텔스 성능까지 갖추고 있고 최대속도인 마하 1.25로 비행하면 괌 기지에서 출격한 지 2시간 만에 평양을 폭격할 수 있다. 이른바 ‘참수 작전’을 펼칠 수 있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에는 공포의 대상이다. 실제 이 폭격기가 출격하면 북한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일본 방위상을 겸직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도 자위대 전투기와 미국 공군 폭격기가 공동훈련을 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외무상은 이날 오전 항공자위대의 F2 전투기 2대와 미국 공군의 B1 폭격기 두대 간 공동훈련이 규슈 서부에서 한반도 인근 해상 공역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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