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가 차량공유 서비스를 세상에 선보인 지 2년이 지난 2012년 미국에는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다. 존 짐머와 로건 그린이 공동으로 설립한 스타트업 ‘리프트(Lyft)’다. 기능 면에서 우버와 별다를 바 없는 리프트가 주목을 끈 것은 차별화된 서비스다. 리프트는 우버의 골칫거리였던 고객과 운전자 간의 신뢰 문제를 해결했다. 리프트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연계해 범죄·마약·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운전자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해 성폭행 등 범죄 발생을 원천 차단했다. 또 차 앞에 분홍색 콧수염을 달아 친밀감을 줬다.
리프트의 전략은 짧은 기간에 엄청난 성과를 가져왔다. 우버와 달리 리프트는 미국 내 몇몇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업체였음에도 불구하고 창업한 지 5년 만에 하루 라이드수 100만회를 돌파하면서 미국 2위의 차량공유업체로 올라섰다. 샌프란시스코 등에서는 점유율이 무려 40%에 달한다. 이처럼 리프트가 급성장을 하자 투자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2015년에는 일본의 라쿠텐 등으로부터 5억3,000만달러를 유치했고 올 들어서는 100년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자율주행 기술 개발자금 5억달러가 들어왔다.
최근에는 우버에 또 다른 경쟁자가 등장했다. 트럭 운전기사와 화물운송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트럭판 우버’인 콘보이다. 2년 전 시애틀에서 창업한 콘보이는 지난 수십년 동안 혁신이 이뤄지지 않았던 트럭 운송 분야에서도 차량공유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당초 미국 태평양 연안과 서북부 지역에서만 영업을 해왔으나 내년부터는 동북부와 대서양 중·남부에서도 서비스에 나선다. 콘보이는 세계적인 생활용품 업체인 유니레버 등과도 수송계약을 맺은 상태다. 실적이 개선되자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 아마존닷컴 창업자인 제프 베저스 등 억만장자들도 콘보이에 투자하기로 했다. 콘보이는 우버의 트럭공유 서비스인 ‘우버프라이트’와 치열한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승용차와 숙박 등에서 시작된 공유경제 서비스 경쟁이 앞으로 어디까지 진화할지 궁금해진다. /오철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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