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혜화역 1번 출구 앞. 1년여 만에 대학로를 찾은 박강성(33)씨는 깜짝 놀랐다. 이전에 대학로를 찾았을 때는 지하철 출구에서 공연장까지 가는 길에 10여명의 호객꾼들을 만났지만 이날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난번에 대학로에 왔을 때는 지하철에서 내려 공연장으로 걸어가는 동안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불쾌했었다”며 “극성맞은 호객행위가 없으니 어떤 공연을 볼지 천천히 고민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 훨씬 좋다”고 전했다.
30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공연예술 1번지’ 대학로에서 기승을 부렸던 상습 불법 호객행위자가 1년여에 걸친 꾸준한 단속 덕분에 10분의1로 급감했다.
혜화경찰서 대학로파출소는 암표를 팔거나 특정 공연의 티켓을 사도록 유도하는 행위 등을 하는 호객행위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자 지난해 초 3명으로 구성된 사복 단속팀을 꾸렸다. 이들은 공연장이 집중되어 있는 혜화역 1·2번 출구와 마로니에 공원 등을 중심으로 일주일에 3~4회 상시 단속을 벌였다. 그 결과 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상습 불법 호객행위자가 과거 100여명에서 10여명으로 크게 줄었다. 경찰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법 상습 호객행위가 완전히 근절되지 않는 것은 벌금 보다 수입이 더 크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호객행위로 적발되면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즉심에 넘겨져 3만~5만원 정도의 벌금을 부과 받는다. 이에 비해 호객행위자의 한 달 수입은 150만~200만원 가량으로 벌금을 일부 내더라도 돈벌이는 되는 상황이다.
대학로파출소 관계자는 “호객행위는 예술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관람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고, 암표 판매는 엄연히 불법”이라며 “지속적으로 상시 단속을 벌여 깨끗한 공연문화가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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