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가요계에 따르면 지난해 20년 만의 새 앨범 ‘나무’를 발표한 조동진은 최근 병원에서 방광암 진단을 받았다. 한 측근은 “암 진단을 받으신 것은 얼마 안 됐다”며 “조동진 씨의 동생인 조동익·조동희 남매를 비롯해 후배 뮤지션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동진의 여동생인 싱어송라이터 조동희도 통화에서 “오빠가 건강이 좀 안 좋다”며 “추후 정확한 내용을 알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1966년 미8군 밴드로 음악을 시작한 조동진은 록그룹 ‘쉐그린’과 ‘동방의 빛’의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로 활동했다.
1979년 ‘행복한 사람’이 담긴 1집 ‘조동진’을 발표하며 서정성 짙은 포크 음악으로 반향을 얻었다. 당시 한대수, 김민기 등이 시대 유감을 담은 포크의 흐름을 이끌었다면 그의 음악은 관조적인 시선의 노랫말과 아름다운 선율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1980년대 동아기획에 몸담은 그는 자신의 영향을 받은 후배들이 잇달아 등장하자 ‘조동진 사단’을 이루기도 했다. 1990년대에는 동생인 조동익·조동희 남매와 장필순, 이규호 등의 뮤지션들이 모인 음악공동체 하나음악을 이끌었다.
그는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된 1집 이후 1996년 5집 ‘조동진 5’까지 발표한 뒤 건강상의 이유로 제주로 내려가 오랜 시간 칩거했다. 그러나 2001년 ‘하나 옴니버스’ 앨범에서 한 곡을 수록했고, 하나음악 출신들이 다시 모인 레이블 푸른곰팡이가 2015년 발표한 옴니버스 앨범 ‘강의 노래’에서 14년 만에 다시 한 곡을 선보이기도 했다.
2014년 말 44년을 함께 산 부인과 사별한 그는 경기도 일산으로 거처를 옮긴 뒤 지난해 11월 ‘나무’를 발표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당시 그는 “기타를 집어넣는데 10년, 다시 꺼내는 데 10년 걸린 셈”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 앨범은 올해 2월 열린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반상’ 등 2관왕을 차지했다. 그는 또 최근 1~5집 앨범에 실린 전곡의 리마스터링 작업을 하기도 했다.
조동익과 조동희를 비롯해 푸른곰팡이 뮤지션들은 9월 16일 레이블 공연을 열 예정이다. 이 공연에는 조동진이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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